사흘째 계속된 러시아 북(北)오세티야 학교 인질극이 3일 오후 러시아 특수부대 요원들의 진압작전으로 100명이 넘는 사망자와 부상자 409명 등 500여명의 사상자를 낸 채 거의 막을 내렸다. 일부 인질범들은 그러나 여전히 학교 별관을 점거한채 총격을 가하고 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관계자도 이제까지 400여명의인질이 풀려났지만 러시아군이 남은 인질들을 구출하기 위해 "격렬한 전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특수부대 요원들은 이날 오후 1시(한국시간 오후 6시) 큰 폭발음과 총격전 속에 학교에 진입해 인질사태를 진입했으나 우발적인 작전으로 많은 사상자가 난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ITV의 현장 취재 기자는 학교 체육관에 들어갔던 동료 카메라맨이 1백구에달하는 시신이 놓여있는 것을 봤다고 말했으며 러시아 관리들도 이같은 보도를 확인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전했다. ITV의 줄리안 매니욘 기자는 범인들이 설치한 폭발물이 터진 것으로 보인다며 "연기가 피어오르는 체육관 바닥에 수많은 시신들이 놓여 있다"고 말했다. FSB 현지책임자는 사망자가 최소 60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현지 보건당국자는 이번 사태로 어린이 219명을 포함, 모두 409명이 부상했다고집계했다. 또 이날 특수부대원들이 학교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인질범들과의 총격전으로 무장세력 10여명이 사망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특수부대원들은 이날 사전 계획없이 우발적으로 인질극 진압에 나서 사상자가 많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 발레리 안드레예프 FSB 베슬란지역 책임자는 당국이 인질사태의 평화로운 해결을 위해 범인들과의 협상을 계속하려 했으나 이날 오후 1시(한국시간 오후 6시)께학교 건물 주변에서 두 차례의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면서 일련의 사태가 벌어졌다고밝혔다. 안드레예프 책임자는 "범인들이 달아나는 어른과 어린이들을 향해 무차별 사격을 가했으며 인질들을 구하기 위해 대응사격이 시작됐고, 무장한 현지인들도 사격에나서 특수부대에 효과적인 여건이 허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 없는 인질극 진압으로 500여명의 대규모 사상자가 난 것으로 전해지자 인질극의 폭력적인 유혈 종결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 특수부대는 지난 2002년 10월 모스크바 극장 인질극 당시에도 인질들에대한 충분한 안전대책없이 진압작전에 나서 700여명의 인질 중 129명이 사망,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한편 러시아 보안군은 인질사태가 벌어졌던 북 오세티야 베슬란시의 학교에서인질들 틈에 섞여 달아난 테러범 13명을 추적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북오세티야 내무부 관계자는 "인질극을 주도한 일당 중 여성 몇명을 포함해 13명 정도가 인질들의 옷을 빼앗아 갈아 입고 현장을 빠져 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러시아 특수부대요원들은 이에 따라 지역주민들의 협조를 얻어 인질범들이 숨어있을 만한 가옥을 샅샅이 뒤지는 등 베슬란 시내 전역에서 대대적인 수색작전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공격용 헬기 여러대의 엄호를 받고 있는 러시아 군인들이 도주인질범들이 은신한 베슬란 남부의 한 가옥을 포위한 채 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일부 인질범이 자폭했다는 얘기가 있지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타르-타스통신은 현지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인질범들이 베슬란시의철도교차로 쪽으로 달아나기 위해 인질 속에 섞여 탈출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인질극이 벌어졌던 학교 주변에서 인질사태가 사실상 종료된 뒤 수차례의 강력한 폭발음이 들렸다며 러시아 군인들이 인질범들이 설치해 놓은 부비트랩과 지뢰를 떠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로이터.AFP=연합뉴스)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