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국가연합(ASEAN)이 유럽연합(EU),북미자유무역지대(NAFTA)에 이은 '제3의 경제통합체'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아세안자유무역지대(AFTA)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인구 5억명의 단일시장을 만들기 위한 경제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10개국으로 구성된 아세안은 단일시장 구축의 모델로 서유럽이 지난 60∼70년대 추진했던 유럽경제공동체(ECC)를 택하고 있으며,이후 유럽공동체(EC)→유럽연합(EU)의 단계를 밟아가며 정치통합까지 모색한다는 큰 꿈을 꾸고 있다. 실제로 7천2백억달러(국내총생산 기준) 규모의 역내 시장 통합 노력은 아세안 각국의 '산업별 분업체제' 구축으로 보다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싱가포르가 전자상거래·건강,말레이시아가 고무·섬유,태국이 항공·관광,인도네시아는 목재·자동차,미얀마는 농업·어업 등을 분담하기로 한 것이다. 아세안이 하나의 지역통합체로 탄생한다면 그 경제적 파장은 엄청나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개국 시장과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한 통합까지 이뤄낸다면 인구는 19억7천만명으로 세계인구의 32%,국내총생산은 6조4천억달러로 전세계의 20%,교역규모는 2조4천억달러로 18%를 차지하게 된다. 이는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 EU 등에 필적하는 '거대한 경제패권의 출범'을 뜻한다. 콸라룸푸르(말레이시아)=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