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14일 미국은 이라크에서 필요 이상으로는 하루라도 더 체류하길 원치 않지만 이라크의 헌법 및 자치정부가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외교 책임자로는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이라크를 찾은 파월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군은 점령자가 아닌 해방자로 이라크에 왔음을 거듭 주장하며 미국은 이라크 자치 정부 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몇몇 국가들이 지지하는 권력의 조기 이양보다는 "신중한 절차" 후에 권력을 양도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파월 장관은 "우리는 붙잡고 늘어질 목적으로 지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책임있는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이 일을 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라크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라면서 "최악의 경우는 우리가 통치 역량과 합법성의 기초가 갖춰지기도 전에 이 과정을 너무나 조급히 진행해 실패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월 장관은 회견에 앞서 바그다드 시 위원회 회의에 참석,호시야르 지바리 이라크 과도내각 외무장관과 환담하고 폴 브리머 최고 행정관 등 미 군정 인사들과 만나 이라크 상황을 전해들은 후 이라크가 '자치'를 향해 진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고무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에 "자유의 바람이 불고 있다"면서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도 희망이있으나 미 정부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이 사실을 말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파월 장관은 그러나 이같은 분위기를 해치려는 방해자들이 이라크 국경을 넘어침투, 새로운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해 이라크의 안보 상황은 여전히 난관에 처해 있음을 시인했다. 그는 이러한 침투자들이 대략 100명에 달하지만 미군 지휘관들은 이같은 위협을대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냈다면서 군에 대한 신뢰를 피력했다. 파월 장관은 또 이라크의 자치가 정해진 순서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데 대해 보답을 약속했으나 오는 2004년으로 거론되고 있는 새정부 구성을 위한 선거일정에 대해서는 승인을 애써 외면했다. 파월 장관은 미 공군 C-130 허큘리스 수송기를 타고 쿠웨이트를 떠나 이날 오전이라크에 도착했으며 바그다드 공항에서 미군 병사 수 십 명의 환대를 받고 이들과 사진을 찍는 등 격의없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는 저격 공격에 자주 노출되는 도로를 통한 이동을 피하기 위해 헬리콥터를타고 바그다드 시내로 이동한 후 이라크 고위 인사 및 미 군정 관리들과 약 12시간동안 회담을 가졌으며 한 시아파 유력 성직자와 저녁 식사를 하는 것으로 이라크 방문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바그다드 서쪽 팔루자 한 도로에서는 미군 호송차량이 사제폭탄공격을 받아 미군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그다드 AP=연합뉴스)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