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膣)에 서식하는 유산균(lactobacillus jensenii)을 변형시키면 에이즈 바이러스(HIV)를 차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피터 리 박사는 국립과학원 회보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질을 둘러싸고 있는 점막에서 분비되는 점액에 많이 발견되는 이 유산균을 유전조작을 통해 HIV에 달라붙어 그 활동을 차단하는 CD4 단백질을 분비하도록 변형시키면 HIV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리 박사는 이 변형된 유산균이 시험관 실험에서 HIV의 감염률을 최소한 50% 이상 떨어뜨리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밝히고 이를 여성이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질좌약(膣座藥) 형태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 박사는 이 좌약은 아무 때나 사용할 수 있으며 한 번 투입에 1주일 이상 효과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이 기술을 HIV 외에 자궁암을 일으키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포진 바이러스, 심지어는 보통 감기-독감 바이러스에 이용할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테리아로부터 치료물질을 전문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오셀(Osel) 사의 존 루이키 박사는 이 변형 유산균을 개발한 연구팀이 앞으로 동물실험을 거쳐 식품의약국(FDA)과의 면밀한 협조 아래 임상시험을 시행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skh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