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 9.11 테러 2주년을 맞는 미국 언론매체들은 지난해 1주년 때와는 달리 대규모 특집을 준비하지 않고 차분하고 짧게 9.11을 돌아볼 예정이라고 뉴욕 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주요 신문사와 방송사, 잡지사, 출판사 등 거의 모든 미디어 업체들이어떤 형태로든 9.11 2주년을 기념하려 하고 있지만 지난해에 비해 제한적이고 절제된 규모와 방식을 택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3대 공중파 방송 가운데 하나인 CBS는 10일 저녁 지난해 9.11 특집방송 서두에방영됐던 한시간짜리 조지 W. 부시 대통령 인터뷰를 재방영할 계획이지만 뉴스에서는 세계무역센터(WTC) 파괴현장인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리는 기념식 등 행사를 보도하는 것 이외에는 별도의 계획을 거의 마련하지 않았다. 이 점은 다른 공중파 방송 CBS도 마찬가지다. abc 역시 아침 종합프로그램 `굿 모닝 아메리카' 시간에 `그라운드 제로' 추모식을 방영하고 나머지 시간은 정규 방송 체제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 방송은 9.11에앞서 며칠간 정규 뉴스시간에 `우리는 안전한가'라는 주제로 연속 기획 보도물을 내보낼 방침이다. 정규 방송 편성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 뉴스전문 케이블 CNN은 11일 방송을 `미국의 아침: 미국 재건되다'라는 제목의 5시간짜리 특집으로 시작하고 틈틈이 추도식등 관련보도를 내보내기로 하는 등 공중파 방송보다는 9.11 2주년에 더욱 신경을 썼다. 그러나 지난해 18시간동안 광고없이 9.11 특집방송을 내보냈던 다른 뉴스채널폭스뉴스는 올해는 정규방송의 틀을 유지할 계획이다. 신문사들도 9.11 2주년을 얼마 앞두고 공개된 뉴욕ㆍ뉴저지 항만청 직원들의 교신 내용을 크게 보도함으로써 9.11 관련 사안에 대해 언제나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입증했지만 막상 9.11 2주년 당일에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특집을 준비하는 신문사는 거의 없다. 지난해 9.11 1주년을 맞아 자매 주간지인 뉴욕 타임스 매거진을 특집호로 발행한 데 이어 본지 두개 섹션을 특집면으로 할애했던 뉴욕 타임스는 올해 2주년 기념일에는 평시 체제로 신문을 발행한다. 그러나 뉴욕 타임스 대변인은 다른 많은 신문들과 마찬가지로 11일 9.11 관련 기사를 많이 다루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9월 주요 서점의 진열대를 장식했던 9.11 관련 서적들도 올해에는 대폭줄어들 전망이다. 주요 출판사 가운데 9.11 2주년을 앞두고 두권의 관련 서적을 출판하는 랜덤 하우스 이외에는 9.11을 주제로 새 책을 내놓는 업체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뉴욕 타임스는 지 9.11 2주년을 다루는 언론매체들의 열기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식은 것은 "이제는 추모분위기에 젖어 있기보다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는일반의 인식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난해 9.11 특집이 광고를 많이 따내지 못한 데 따른 상업적인 이유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