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이란이 더욱 강화된 국제 감시체제를 수용하지 않더라도 핵연료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알렉산드르 야코벤코 외무부대변인이 5일 밝혔다. 야코벤코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국제 기구의 강화된 사찰을 허용하는별도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체결하지 않아도 핵연료를 제공할 방침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물론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 1-2일 프랑스 에비앙에서열린 G8(서방선진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에서 이란이 별도 핵비확산 약속을 하지 않는 한 핵연료를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발표와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야코벤코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러시아는 이란이 핵비확산 의무 준수를 약속하는 별도 약정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체결하길 바란다"고 기존의 원칙론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대(對) 이란 핵연료 공급 방침을 재천명한 야코벤코 대변인의 이날 발언은 알렉산드르 루미얀체프 원자력부 장관의 전날 발표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어서파문이 일고 있다. 루미얀체프 장관은 4일 `러시아는 이란이 유엔의 전면적 핵사찰을 받아들이지않는 한 핵연료를 공급하지 않을 계획'이라는 일부 보도를 "(이란과 핵 협력에) 조건은 없다"며 일축했었다. 러시아는 러-이란간 핵 협력이 결국 핵무기를 확산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미국 주장을 일축, 이란 남부 부쉐르 원자력 발전소 건설 지원 사업을 강행하고 있어 미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