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과모든 분야에서 관계를 발전시킬 준비가 돼 있다는 의사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 전달했다고 크렘린궁이 22일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국제 지도자들이 보여온 이견들은 지구 안정을 위한 공동 비전에 비해 사소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크렘린은 전했다. 성명은 "러시아는 모든 분야의 대미 협력 관계를 증진시킬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면서 "그동안 우리를 갈라놓은 요소들 보다 단합시킬 요인들이 훨씬 많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같은 의사는 워싱턴을 방문중인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을통해 이날 부시 대통령에 전달됐으며, 부시 대통령은 이에 환영 의사를 표시했다고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발언은 특히 미국이 제안한 대(對) 이라크 유엔 제재 해제안이 이날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처리될 예정인 가운데 나온 것으로, 강력한 대미 화해 의지를 담고 것으로 분석된다. 유엔 안보리는 이날 뉴욕에서 이라크에 대한 13년 간의 유엔 제재를 해제하고, 이라크 경제를 미국과 영국 등 점령군의 통제 아래 두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제재 해제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주요 8개국(G8) 외무장관 회담 참석차 프랑스 파리를 방문중인 이고리 이바노프외무장관도 이날 앞서 이라크 제재 철회안에 대한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의 만장일치결의는 인류 위협에 대한 공동 투쟁을 위한 중요 걸음이 될 것이라며 제재 해제 찬성 방침을 밝혔다. 러시아와 함께 이라크 전쟁에 반대했던 프랑스와 독일도 지난 21일 이라크 제재철회에 동의할 방침임을 천명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내달 1일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도시 건설 300주년을 기념식을 계기로 별도 정상회담을 갖고 이라크 사태와 북한 핵문제 등 주요 국제 현안을 조율할 방침이다. 두 정상이 얼굴을 맞대기는 이라크전발발 이후 처음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