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근로자들은 직장을 투쟁의 장소가 아닌 가정의 일부로 보고 있습니다." 대우종합기계 중국법인의 채규전 총경리(54)는 "중국 근로자들이 극단적인 행동을 자제하는 것은 직장이 무너지면 가정이 무너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96년 공장 가동에 들어간 이후 근로자들의 집단행동으로 공장을 멈추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채 총경리는 "주문이 밀려 용접라인에서는 24시간 2교대로 작업이 이뤄지지만 일 많이 한다고 불만을 털어놓은 근로자를 보지 못했다"며 한국근로자와의 차이를 설명했다. "3년 전부터 매년 임금협상을 벌여오지만 파업 위기를 한번도 겪지 못했습니다." 채 총경리는 "한국의 노조에 해당하는 공회는 경제발전이라는 국가시책을 하부조직까지 전달하는 성격이 강하다"며 "특히 무리한 요구는 거의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기업들이 중국으로 몰려오는 이유는 임금이 싼 이유도 있지만 회사측에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는 중국근로자들의 성숙한 태도도 작용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채 총경리는 "개별 근로계약이 끝나기 1개월 전 근무성적을 평가해 합리적인 사유만 나온다면 해고에 어려움이 없다"며 "저임금의 인력이 풍부해 고용시장의 유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