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의 법의학 전문가들이 이라크 곳곳에서 발견된 대규모 시신 매장지의 현장 조사에 참여한다고 폴 브레머 이라크 최고행정관이15일 밝혔다. 브레머 행정관은 미 국방부 소속 법의학팀이 16일 이라크에 도착, 최근 바그다드 남부 마하윌에서 발견된 대규모 시신 매장지에서 이라크 당국과 함께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브레머 행정관은 시신 매장지 일대가 굴착기기를 이용해 가족이나 친척의 유해를 발굴하려는 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루면서 이 지역 일대를 미군이 통제해 주는 방안을 제의했으나 이라크 당국이 이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은 텐트와 장갑 등 현지 당국이 시신 발굴을 위해 요청한 장비 일체를 제공했다고 브레머 행정관은 덧붙였다. 세르지오 비에이라 드 멜루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은 이와 관련, 시신 매장지의 증거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미국과 동맹국들이 나서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촉구했다. 드 멜루 고등판무관은 또 미국과 동맹국들이 이라크에서의 인권 침해에 대한 정보들을 취합해 유엔 및 국제전범재판소에 제출해야 한다고 상기시켰다. 전후 이라크 곳곳에서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권에 의해 숨진 시아파 주민들의유해로 보이는 대규모 시신 매장지가 발견됐으며 전체 유해는 모두 1만5천여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바그다드 AFP=연합뉴스)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