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후 처리에 있어 각 나라들의 이해관계가 가장 첨예하게 얽혀있는 부분은 석유 이권이다. 이라크는 석유 매장량에 있어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다. 미국과 영국이 전세계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쟁을 강행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라크전 직전까지는 프랑스 러시아 중국의 석유회사들이 이라크 유전개발 사업을 독점해 왔다. 지난 91년 걸프전을 계기로 미국과 갈등관계에 놓이게 된 이라크 정부가 의도적으로 프랑스 러시아 등의 석유회사들에 특혜를 부여,약 2조달러 규모의 유전 개발권을 이들 국가에만 할당해준 결과였다. 그러나 이 같은 구도는 이번 전쟁으로 완전히 바뀌게 될 전망이다. AFP통신은 "이라크전쟁으로 미국의 엑슨모빌과 영국의 로열더치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은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며 "반대로 현재 이라크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프랑스의 토탈피나엘프 등은 향후 유전개발의 계약단계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핼리버튼과 쉴럼버거 등 석유개발회사가 15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유전 개발권을 따낼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베이커 휴즈 BJ서비스 웨더포드인터내셔널 등 중소업체들도 석유개발에 참여하기 위해 미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치열한 로비전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