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찰단이 23일 이라크 핵관련 과학자들에 대한 첫 신문에 들어가는 등 강도높은 사찰활동에 돌입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은 현재 이라크에서 과학자들을 상대로 개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으며 핵개발 계획에 간여한 이라크 과학자들을 국외로 불러 조사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고 IAEA 대변인이 밝혔다. IAEA 사찰단은 이라크 과학자들를 인터뷰하면서 구체적인 핵개발 프로그램을 묻는 등 사찰활동에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대변인은 전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사무총장도 CNN방송 인터뷰에서 IAEA 사찰단이 이라크 안에서 이라크 과학자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라크를 떠나고 싶어하는 과학자들에 대한 확인작업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또 "우리가 사찰하는 곳과 관련해 (미국으로부터) 구체적인 증거를 제공받기를 원한다"면서 "미국은 이미 우리에게 정보를 제공할 준비가 됐다고 밝혀온 만큼 수일이나 수주내 이들 정보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라크 관리들은 유엔 사찰단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지난 9월 공개한 문건을 비롯해 미 중앙정보국(CIA)의 이전 보고서들을 이용해 사찰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으나, 미국이 새 정보 보고서가 현재 이용되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이라크 내 의혹시설을 조사 중인 유엔무기사찰단은 3개의 조사팀을 동원해 수도 바그다드 인근의 공장시설을 재조사하는 등 24일째 강도 높은 사찰활동을 벌였다고 이라크 정부 관리들이 밝혔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소속 조사관들은 21일에 이어 이날 다시 말-크레미아트지역의 알-파오 공장에 대한 사찰을 실시했다. 또 생물무기 사찰팀은 바그다드 북서쪽으로 20㎞ 떨어진 아부 그레이브의 분유공장을 방문했으며, 화학무기사찰팀도 바그다드 북쪽 18㎞지점에 위치한 이븐 알-비타르 가축위생연구센터에 대한 사찰을 실시했다고 정부 관리들은 덧붙였다. 지난 91년 걸프전에서 파괴됐다 이후 다시 지어진 아부 그레이브의 분유공장은 대량살상무기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핵심시설로 알려졌다. 유세프 타헤르 공장 책임자는 분유 제조비용이 이를 수입하는 것보다 더 비싸 3년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타헤르는 사찰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유엔 사찰단의 생물무기 전문가들이 2시간정도 사찰을 벌였으며 공장의 제조과정과 사용원료, 화학물 등을 질문했다고 덧붙였다. 또 유엔 사찰단은 산업시설의 폐기물을 포함해 27곳에서 물 시료를 채취해 핵무기 개발 증거를 조사하고 있다고 UNMOVIC의 히로 우에키 대변인이 말했다. 유엔 사찰과 관련, 미국 정보당국은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시설의 증거 인멸을 서둘렀다는 증거를 담은 사진을 이번주 유엔 사찰단에 제공할 것이라고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들이 밝혔다. 이라크가 핵 의혹시설에서 쓰레기를 치우고 시설 주위를 청소하는 등의 모습을 담은 이 위성사진은 이라크가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증거가 될 것이라고 이들은 전했다. 앞서 이라크는 대량살상무기 개발 의혹을 벗기위해 CIA의 사찰 참여를 허용하겠다고 제의했으나 거부됐다. (바그다드.빈.워싱턴 AP.AFP=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