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전 지원 요청과 관련해 각국이 "조심스럽게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미국 관리들이 21일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들은 아랍권 핵심국인 사우디 아라비아가 병참 지원을 약속했다며 이것은 "암묵적인 긍정(a wink-and-a nod)" 답변으로 사우디 아라비아 영토의 제한적 사용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아랍내 또다른 동맹국 터키는 새로 꾸려진 정부가 미국측의 지원 요청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는 걸프전 당시 미국 전투기의 발진기지 역할을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 회담에 참석하고 있는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도회담이 열리는 체코 프라하에서 동맹국들에 적극적인 지원 로비를 벌이고 있다. 한미국 고위 관리는 이 문제에 대한 사전 논의가 이뤄진 가운데 지금까지 나온 반응들은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입장에 동조할 것이 거의 확실시 되는 영국을 차치하고라도 루마니아가 이미 지원을 약속했고 불가리아도 자국 영공 및 사라포보 비행기지 사용을 미국측에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라포보 기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인 대테러 작전시 미국급유기에 대한 기지로 이용됐다. 각국에 주재하는 미국 대사들의 경우 몇몇은 현지 정부로부터 그럴듯하게 들리는 연대 의견을 전달받았으며 차후 공식 반응이 있을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측은 각국에 주재 미국 외교관과 무선을 동원해 전세계 50여개국에 이라크전 지원 의사를 타진한 바 있다. 그러나 몇몇 나라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입장을 유엔 결정에 맞추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프라하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있는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0일 유엔이 군사행동을 취할 수 있는 유일한 기구임을 주장하며 이라크 전쟁 수행 여부에 대해 미국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독일 역시 이라크전 불참 의사를 밝히며 미국의 대(對)이라크 정책에 이견을 보이고 있다. 한국과 호주, 일본 정부도 아직은 미국이 요청한 이라크전 지원 방안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AP=연합뉴스)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