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는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유엔안보리 결의 1441호를 수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아흐메드 마헤르 이집트 외무장관이 10일 밝혔다. 마헤르 장관은 카이로에서 열리고 있는 아랍연맹 외무장관 특별회의 이틀째 본회의를 앞두고 기자들에게 "이라크측으로부터 긍정적인 입장을 기대할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 대량살상무기 사찰단이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행동하고, 특히 이라크의 주권 존중문제와 관련해 유엔안보리의 모든 결의들을 철저히 지킨다는 보장"이 있을 경우 이라크가 유엔결의를 수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마헤르 장관은 "새 유엔안보리 결의가 위험한 상황을 막고 위기를 종식시키는 돌파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전날 사우디 아라비아의 사우드 알-파이잘 외무장관이 아랍어 방송인 MBC-TV 회견에서 이라크가 유엔결의를 수용키로 했다고 밝힌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파이잘 장관은 아랍연맹 외무장관 본회의에 앞서 9일 심야 준비회의에 참석한뒤 가진 회견에서, 이라크가 유엔안보리 이사국인 시리아로부터 유엔결의가 이라크에대한 무력 `자동 사용'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보장을 받고 이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랍 외무장관들은 이라크의 유엔결의 수용을 환영했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파이잘 메크다드 유엔주재 시리아 부대사는 BBC 방송 회견에서 "결의안 어디에도 일방적인 행동을 허용하는 조항은 없다"며 "시리아가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은 `무력 자동승인'을 허용치 않는다는 보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아랍연맹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중인 나지 사브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유엔결의 수용 여부와 관련, 명확한 답변을 유보한 채 "결의를 검토한뒤 추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사브리 장관은 국제사회가 유엔결의 통과를 위해 오랫동안 벌인 협상을 통해 미국의 이라크 침공계획을 약화시켰다고 말했다. 이에앞서 이라크 관영 INA통신은 이라크 고위 소식통을 인용, 이라크는 미국 주도의 유엔결의 내용이 부당하다고 여기고 있으나 "결의를 조용히 검토중이며 조만간 적절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랍연맹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회원국 대표들은 이틀째 회의에서 이라크에 대해 유엔결의를 수용하도록 외교적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관련, 레바논의 마흐무드 함무드 외무장관은 "아랍외교력이 지난 9월 이라크가 유엔사찰단 재입국을 허용토록 설득하는데 성공했다"면서 이번에도 "이라크와 유엔간 협력이 지속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틀 일정의 외무장관 회의 첫날은 아랍연맹이 내린 기존 결정의 이행 상황을 평가하는 후속 회의가 열렸다. 그러나 10일에는 아랍 21개국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외무장관과 대표들이 모두 참석하는 본회의가 열려 이라크 상황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주의제로 다뤄진다. 아랍정부 관리들과 분석가들은 프랑스와 러시아의 우려를 달래기 위해 수정된 유엔결의가 최소한 전쟁 가능성을 줄이는데는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미국이 유엔결의를 이라크에 대한 공격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