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무기사찰에 대한 최종 결의안이 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후 국제사회의 관심은 이라크 무기사찰이 어떻게 진행될 지에 쏠리고 있다. 이라크가 결의안을 수용한다고 전제, 유엔무기사찰단의 활동이 어떻게 재개될 것인지 전망해 본다. ◇사찰 시기 이라크는 유엔 결의안 채택 후 7일 이내 결의 수락 여부를 밝히고 30일 이내 핵무기와 생물, 화학무기 등 대량파괴 무기의 실태를 숨김 없이 보고해야 한다. 사찰단은 크리스마스 전에 사찰 재개에 들어가야 한다.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은 사찰단 선발대가 유엔 결의 채택 후 10일 이내 현지로 복귀, 18일부터 사찰준비와 함께 "기습 점검" 등 활동도 병행할 수 있다고밝혔다. 사찰단은 45일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본격적인 무기 사찰에 들어가며 그로부터 60일 이내에 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 보유와 무장해제에 관한 보고서를 안보리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사찰단은 안보리 결의안 통과 이후 적어도 2개월간은 이라크가 생산 또는 비축하고 있다고 추정되는 미사일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한 강제 사찰을 실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가 '조건없는 입국'을 허용하고 유엔이 사찰 준비일정을 30일 이내로 줄일 방침이다. 그러나 실제사찰이 시작되기까지 비자발급과 사무실 구입, 보안 등의 문제로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유엔은 최소 3-6개월내에 사찰을 끝낼 방침이지만 이라크가 사찰에 적극 협력한다 해도 종합적인 사찰보고서가 작성되려면 최소 1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찰준비 사찰 대상에는 이라크가 생산 또는 비축하고 있다고 추정되는 미사일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와 핵무기 및 핵시설, 관련부품 및 원료, 생산시설, 각종서류 등이 총망라된다. 선발대는 98년 12월 사찰단 철수시 사용했던 사무실을 다시 열어 신규 사찰단들이 묶을 숙소와 차량 등 교통 대책을 마련한다. 선발대가 마련해야 하는 준비물로는교체용 신규 컴퓨터와 뉴욕 UNMOVIC 본부와 연결되는 보안기능이 갖춰진 통신설비, 대량의 지프, 중(重)헬기 3대와 경헬기 5대 등이다. 또 연구소 및 연구시설 업그레이드도 선발대 작업의 일부분이다. 물자조달은 대부분 외국에서 들여가지만 자동차용 타이어 등 일부 품목은 현지 구매할 예정이다. 사찰위 관계자들은 이라크 복귀에 대비해 키프로스 남부해안의 국제공항에 인접한 라르나카에 사찰준비 초소를 세웠으며 사찰단원들은 이곳에서 교육을 받거나 ID카드 수령 후 이라크로 진입한다. 블릭스 단장은 이라크에 대한 무기 사찰이 1년안에 모두 매듭지어 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사찰 인원 사찰 기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다. IAEA는 핵무기와 핵시설, UNMOVIC은 미사일과 생화학무기의 사찰을 맡게 된다. 사찰단 규모는 약 400∼500명선이 될 전망이다. 이중 UNMOVIC 명부에 등록된 사찰전문가는 44개국 출신 220여명으로, 실제 사찰에는 핵심인력 80명과 보조인력 40명을 포함해 120여명을 여러 번 교체 투입하게 된다. IAEA는 핵사찰에 50∼60여명을 동원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는 생화학무기와핵무기, 미사일 전문가, 관세ㆍ수출입 관계자, 언어학자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그러나 사찰위 관계자들은 대부분 유엔 직원들인데 비해 사찰위 명부에 올려진 230명 대부분은 직장으로부터 장기 결근 허가를 얻은 뒤 유엔과 단기 계약을 맺어야한다. ◇사찰절차 및 방법 첫째 사찰 대상에는 12명만이 투입되는데 이들의 임무는 기준방침(baseline)을재설정하고 98년 12월 사찰단 철수 이후 변동 상황을 체크한다. 사찰단은 또 화학공장과 연구소, 대통령궁, 보안청ㆍ혁명수비대ㆍ국방부 등 `민감시설' 등에 대한 광범위하고도 정밀한 사찰을 벌일 수 있게 됐다. 이라크내 화학공장과 연구소 등이 주요 조사대상으로, 사찰단원들은 적게는 4-5명씩, 많게는 20-30명씩 팀을 짜서 활동한다. 특히 이라크가 지난 수년간 신경가스와 겨자가스, 탄저균, 보툴리누스균 등 다양한 종류의 생화학 무기를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 분야에 사찰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98년 사찰업무가 재개됐을 당시 유엔과 이라크간 마찰을 빚었던 대통령궁 8곳도 예외없이 이번 사찰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데이비드 이라크의 핵무기 저장 시설을 사찰한 바 있는 데이비드 케이는이라크측의 교묘한 숨기기 기술에 밀려 유엔사찰단의 임무가 실현되기 힘든 '미션임파서블'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98년 사찰 당시 사찰요원들은 이라크측의 조직적인 방해 이전 생화학 무기 제조및 보유 흔적을 찾아내기 위해 700여 군데의 빌딩과 연구소 등을 뒤졌었다. 이번 사찰단원들은 4년 전 전임자들이 실시한 700여곳에 대한 사찰을 다시 해야될 뿐더러 무기제조 시설로 전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수많은 산업시설 등을 철저히 점검해봐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유엔본부 AFP.dpa=연합뉴스)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