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러시아는 국제연쇄테러 사태를 맞아 매월 외교.국방 협의회를 여는 등 안보협력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러시아는 특히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 발트 3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반대하던 종전의 입장에서 크게 선회해 이들 3국의 나토 가입을재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이 베르호프스타트 벨기에 총리는 3일 브뤼셀에서 제6차 러-EU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성명 및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EU 순번 의장국을 맞고 있는 벨기에의 베르호프스타트 총리는 테러와 싸우기 위해 "공동행동"이 필요하다며 양측 안보협력은 월례회의 형태로 "구조화된 대화"가돼야 한다는 데 두 지도자가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나토가 정치기구화하는 등 다른 모습을 취하고 러시아가 그같은변화과정에 동참할 수 있다면" 나토 '동진'에 대한 러시아의 반대입장을 재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트 3국은 내년에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나토 확대의 우선 대상국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러시아는 자국안보를 내세워 나토 회원국들의 국경이 러시아로까지 동진하는 데 대해 반대해왔다. 지난 1일 브뤼셀에 도착한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러시아와 나토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수정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러시아는 "빈라덴의 유죄에 대한 증거"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해 미국의 무력 테러응징에 대해서도 강력한 지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테러 보복전에 군사적으로 동참하지는 않을 것이나 테러지원 및 자금줄 차단, 구소련 소속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대미 협력 권고 등의 조력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와함께 테러리스트를 박테리아에 비유하면서 테러범 소탕을 위해 국제적인 제휴가 요구된다고 지적하고 러시아가 이를 위해 필요한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