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경악 속으로 몰아넣은 미국 주요도시 테러 사건을 자행한 세력이 어디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과격 테러를 공공연히 일삼아온 이슬람 무장단체들을 비롯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요 테러단체와 테러리스트를 짚어본다. ◇ 하마스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과격 테러리스트 단체. 지난 1987년 무슬림 형제당에서 분리돼 발족했다. 하마스를 조직한 사람은 무슬림 형제당에서 활발히 활동했던 아마드 야신이며 87년 '인티파다(intifada)'라고 불리는 팔레스타인 민중봉기가 발생한 후 모습을 나타냈다. 하마스는 이슬람 전통과 혁명사상을 강조하면서 적극적인 조직활동을 통해 지지세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고도로 발달된 행정조직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92년 한햇동안에만도 14회에 걸쳐 테러를 자행하면서 악명을 떨쳤다. 하마스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으며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동정적인 여론이 형성돼 있는 북미와 유럽지역의 국가들에서도 정치적 선전을 전개, 후원자금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이슬람 지하드 =이슬람 지하드는 지난 80년 이란의 지원을 받아 설립됐다. 대(對)이스라엘 무장투쟁을 목표로 설립된 팔레스타인인들의 이슬람 근본주의 기구로는 첫번째 단체다. 이슬람 지하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간 평화협정에 극렬 반대, 팔레스타인 전역을 관할하는 이슬람 국가를 건설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할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 이 단체는 레바논의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대표부를 두고 있다. ◇ 헤즈볼라 =지난 84년 레바논에서 이란에 의해 창설된 레바논계의 이슬람 근본주의 운동단체다. 이스라엘군이 작년 5월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기 전까지 격렬한 대 이스라엘 투쟁을 전개했다. 헤즈볼라는 이란의 옛 최고 지도자 호메이니의 무슬림 군국주의 노선에 크게 영향을 받아 83년에 조직된 정치.군사 조직으로, 3천여명의 대원을 거느리고 있는 중동지역 최대의 테러 조직으로 꼽힌다. 주로 미국과 미국인에 대한 공격을 자행하고 있다. 이 단체가 자행한 주요 사건은 83년의 베이루트 미 해병대 사령부 차량폭탄 공격과 92년의 아르헨티나 및 이스라엘 대사관 폭탄 공격사건 등이 꼽힌다. ◇ 아부니달 =74년에 조직된 아부니달(ANO)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위험한 팔레스타인 테러 단체로 알려져 있다. 사브리 알 바나가 이끌고 있는 ANO의 주요 정치적 목표는 △시온주의 유태인에 대한 무장투쟁 △친아라파트 인사들에 대한 공격을 통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평화협상 저지 △팔레스타인 문제에 부정적인 아랍국가들에 대한 공격 등이다. 현재 ANO의 대원은 5백여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은 67년6월 전쟁에서 아랍이 대패한 직후, 외과의사 출신인 하바시와 레일라카레드가 기존에 있던 군소단체인 아랍민족주의 운동의 돌아온 영웅, 팔레스타인 해방국민전선, 독립 팔레스타인 해방전선을 통합해 결성됐다. PFLP의 최종 목표는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이스라엘인들을 완전히 몰아내고 팔레스타인 국가를 만드는 것이다. ◇ PFLP-GC =PFLP에 가담해 대이스라엘 투쟁을 전개했던 아메드 지브릴이 조지 하바시의 지도력에 반감을 갖고 지난 68년 탈퇴, 결성한 무장 테러 단체다. 이스라엘을 파괴하고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는 PFLP-GC는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테러 공격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재래식 군사능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테러 자행을 위한 우편폭탄과 플라스틱 폭탄을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고 대형 폭탄을 탑재, 공공건물을 공격할 수 있는 무인 동력 행글라이더 등을 보유하고 있어 이스라엘 보안당국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 DFLP =69년에 창설된 마르크스-레닌주의 추종 테러 단체로 팔레스타인 민족 목표는 노동자 계급의 혁명이 없이는 불가능하며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최하층 민중이 사회주의로 무장될 수 있도록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고 내세우고 있다. 대원수는 5백여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구소련 붕괴 이전에는 소련의 지원을 주로 받았고 현재는 쿠바의 지원을 받고 있다. ◇ 라덴조직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백만장자 이슬람 교도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라덴조직은 2백24명이 사망한 지난 98년 케냐 나이로비 주재 미 대사관 폭탄테러 등 아프리카 지역 미국 기관들에 대한 일련의 테러를 배후조종했다. 라덴조직은 또 지난해 10월 예멘의 아덴항구에서 미해군 구축함 콜호를 폭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필리핀 분리주의 반군단체 아부 사야프도 필리핀에서 여러 차례 서구 및 아시아인들을 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