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에서 보수파의 선봉에 서서 외교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제시 헬름즈 상원의원(공화)이 마침내 30년간의 화려했던 정치 활동을 마감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헬름즈(79) 의원은 출신지인 노스 캐롤라이나주의 롤리에서 22일 저녁(현지시간)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임기가 끝나는 2003년1월 정계에서 은퇴하기로 결심했으며 따라서 내년 중간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대 49석(1석은 무소속)의 근소한 차이로 상원을 양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5선의 헬름즈 의원이 은퇴를 선언함에 따라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양당의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72년 상원의원 선거에 나서기까지 12년동안 정치 평론가로 활약하며 이름을 날렸던 롤리의 WRAL-TV를 자신의 은퇴 선언 무대로 삼은 헬름즈 의원은 "내년선거에 다시 출마해 당선된다면 여섯 번째 임기를 마칠 때에는 88살이 될 것"이라며"출마해서는 안된다는 게 나와 가족이 만장일치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995년부터 올 6월까지 상원 외교위원장을 역임한 헬름즈 의원은 대외 원조, 소수계 보호, 군축 협정 등은 물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고위 공직자와 대사인선에 잇따라 퇴짜를 놓아 `상원의원 No'라는 별명을 얻었고 북한에 대해 강경 노선으로 일관해 우리 정부의 대북 화해 정책에 어려움을 안겨 주기도 했다. 텍사스주 크로퍼드의 목장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고 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은성명을 통해 헬름즈 의원이 `지칠 줄 모르는 자유의 수호자이며 해외 민주주의의 챔피언'이었다고 치켜세웠다. 한편 헬름즈 의원의 은퇴에 따라 공화당에서는 엘리자베스 돌 전 미국적십자사총재가 후속 타자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민주당에서는 에릭 리브스 주(州) 상원의원과 일레인 마셜 주 국무장관이 이미 출마를 선언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