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실리아 볼로코(36)의 "에비타" 따라하기가 성공할까. 지난 5월 카를로스 메넴(71) 아르헨티나 전 대통령과 재혼해 세간의 화제를 모았던 볼로코가 이 나라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에바 페론(애칭 에비타)을 흉내내고 있다. 미스 유니버스 출신이자 전 CNN방송 앵커인 볼로코는 최근 에비타의 트레이드마크였던 "깻잎머리"에다 꼭 끼는 정장,다이아몬드 목걸이로 치장을 하고 있다. 모두 후안 페론 전 대통령의 영부인인 에바 페론이 지난 1940년대 즐겨하던 패션이다. 둘다 배우 출신인데다 구속된 남편의 석방운동을 한 점도 닮은 꼴.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볼로코가 칠레사람이란 사실이 바로 그것. 아르헨티나와 칠레는 사이가 별로 좋지 않다. 꼭 프랑스와 독일사이 같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2년전 권좌에서 물러난 메넴 전 대통령을 혐오한다. 경제파탄 때문이다. 볼로코 역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한 잡지는 볼로코를 "겉만 에비타"라고 혹평했다. 에바 페론은 노동자편에서 각종 복지정책을 이끌어냈으나 서른셋이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졌다. 하지만 볼로코는 자선활동엔 관심이 없다. 국민들은 그녀가 보석수집 요트 골프 등 값비싼 취미활동을 즐긴다고 믿는다. 볼로코는 지난달 아르헨티나 국기를 상징하는 천을 두른 채 잡지 표지모델로 섰다가 한 검사로부터 제소당했다. 국가를 모독한 혐의다. 최근 시위대로부터 계란세례도 받았다. 볼로코의 "에비타 따라하기"는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는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