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에서 축출된 압두라만 와히드(61) 인도네시아전(前) 대통령이 26일 대통령궁을 떠나 신병치료차 미국으로 향할 것이라고 모하마드 마흐푸드 전 법무장관이 25일 밝혔다. 마흐푸드 전 장관은 "내일 오후 4시 와히드가 대통령궁에서 나와 미국으로 향할것"이라고 말했다. 와히드의 한 친구도 와히드가 내일 오후 4시 대통령궁을 떠난 후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모나스 광장을 들러 바로 공항으로 갈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또 와히드가 퇴진 후 수도 자카르타 남부 시간주르 자택에 돌아가 생활하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와히드의 형제이자 전속 의사인 우마르 와히드는 최근 며칠간 겪은 스트레스에다 고혈압으로 와히드의 병이 재발할 징후가 있다면서 와히드가 수일내 볼티모어의존스홉킨스병원에서 검진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며칠간 건강상태를 집중 검진한 결과 대통령이 되기 전 겪었던 병들이 재발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와히드는 고혈압과 당뇨병에 시달리고 있으며, 시력을 거의 상실해 주위 도움없이는 혼자 걷지도 못하는 형편이다. 또 최근 몇년간 몇 차례 뇌졸중을 겪었다. 앞서 와히드는 23일 국민협의회(MPR) 특별총회에서 탄핵, 대통령직에서 쫓겨났으나 `대통령직 축출조치가 불법적'이라면서 대통령궁에 은닉한 채 퇴진을 거부해왔다. 한편 국민협의회는 25일 퇴역장성 2명을 포함해 5명의 부통령 후보를 대상으로각 정당별로 후보심사작업에 들어갔다고 협의회 사무국측이 밝혔다. 현재 심사대상에 오른 후보는 퇴역장성인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와 아굼 구멜라르, 악바르 탄중 하원(DPR) 의장, 함자 하즈 통일개발당(PPP) 총재, 시스워노 유도후소도 전 수하르토내각 각료 등 5명이다. 퇴역장성인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와 아굼 구멜라는 둘 다 개혁파로 꼽히고 있으며, 압두라만 와히드 내각에서 각료로 활동했다. 수하르토시절 집권당인 골카르당의 당수인 악바르 탄중 하원 의장은 후보직을고사할 가능성도 50대 50 정도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부통령 선거는 각 정파별 후보선발작업이 끝난 후 오후 2시께 실시될 예정이다. 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협의회 건물 밖에서는 2천여명의 학생들이 과거 수하르토 독재정부 치하의 정치인이나 군장성이 정치무대에 복귀해서는 안된다면서 군부와 골카르당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자카르타 AFP=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