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선진 7개국과 러시아(G8) 정상회담에 앞서 이탈리아 로마에서 모인 G-8 외무장관들은 핵확산 방지와 군비축소, 중동평화 문제,국제분쟁 예방 등 다양한 분야의 현안에 관해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이틀간의 회담일정을 마무리했다. G8 외무장관은 공동성명에서 "대량살상 무기 및 미사일의 확산이 초래하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마련된 기존 다자간 협정체제의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며, 군비통제와 핵무기 비확산체제의 공고화를 위한 노력을 환영하고 이 체제를 준수하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는 미국이 추진중인 미사일 방어체제 계획에 대해서는 공개적인 비판이 제기되지 않았으며, 다만 러시아와 미국 양측이 공동성명 내용에 대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아 이번 회담에서 양측간에 상당한 이견이 있었음을 짐작케 했다.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중요한 사실은 상호 의견교환을 통해 군축 문제에 관한 모든 기본 텍스트들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데 합의가 이뤄진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이 일방적으로 파기되지는 않겠지만 수정될 수는 있다고 언급, 여운을 남겼다. 특히 미국의 한 고위관리는 공동성명에 명시된 `다자간'이라는 용어에는 미국과 구(舊)소련간에 체결된 ABM협정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G8 외무장관들은 이와 함께 중동문제와 관련,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을 위해서는 기존의 미첼보고서 권고안이 이행돼야 한다는데 뜻을 모으는 한편 평화절차 이행을 감독할 중립적인 감시단이 파견돼야 한다고 밝혔다. 외무장관들은 또한 마케도니아 정부측과 알바니아 반군간의 협상이 진척을 보지 못하고 휴전이 와해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외무장관은 이밖에 ▲분쟁 예방 ▲테러 대처 방안 ▲인도-파키스탄의 대화 노력▲인도네시아의 정치적 혼란양상 ▲동티모르 문제 등 다양한 이슈에 관한 입장을 공동성명에 담았다. 한편 반(反)세계화를 기치로 내걸고 이번 G8정상회담에 때맞춰 대대적인 시위를 준비중인 단체와 활동가들은 경찰이 시위대의 접근 차단을 위해 위해 설치된 철책을 타고 오르거나 이를 쓰러뜨리겠다고 경고하는 한편 경찰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무력을 사용해야만 할 것이라고 주장,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로마.제노바 AFP.A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