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조지 테닛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13일 새벽(현지시간) 중동유혈사태 종식을 위한 중재안에 합의했다. 지난 9개월째 계속된 폭력 종식을 위한 테닛의 11일간에 걸친 중재노력에도 불구, 합의없이 미국으로 귀환할 것이라는 미 행정부 관리들의 말이 나온 뒤 협상을재개한 팔레스타인은 지난 8일 테닛 국장이 내놓은 중재안을 전격 수용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보좌관인 나빌 아부 루데이나는 "아라파트 수반과 테닛 국장이 미첼 보고서 권고에 기초한 미국의 중재안에 대해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으나 그밖의 더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전날 테닛의 중재안에 합의, "신뢰-구축 조치"에 착수했으나 팔레스타인은 수용을 유보해놓고 있었다. 테닛은 지난 주 3자회담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해서는 대(對)이스라엘 공격을 주도하고 있는 지하드와 하마스 급진주의자 즉각 체포, 자치지역내 박격포 압수, 요르단강 서안및 가자지구내 유대인 정착촌 공격중지를 요구했으며 이스라엘에도 팔레스타인 영토에 대한 공격중단과 인디파타 이전 위치로의 군 철수,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조치 제한 등을 골자로 한 중재안을 제시했다. 필립 리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아라파트-테닛간 접촉이 재개된 데 대해 "진전된 상황"이라고 말했으며 "테닛 국장은 (팔레스타인과의) 회담을 끝낸 뒤 자신의 귀국일정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긍정적인 성과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미 행정부의 한 관리는 또 "현재 부시 대통령을 수행해 스페인을 방문 중인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13일 브뤼셀에서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을 만나 유혈사태 종식과 평화정착 문제를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군 라디오 방송은 앞서 이스라엘 고위 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테닛CIA국장과 팔레스타인 보안 관리들 간의 회담이 결렬돼 중재 노력이 실패했다"면서"그는 중재 실패의 원인이 팔레스타인측의 중재안 거부에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 등 현지 언론들은 팔레스타인이 이슬람 과격단체인 하마스와 지하드 단원 20여명을 체포해야 한다는 중재안 조항을 문제삼아 거부했다고보도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소식통들은 "우리는 중재안을 일부 문제를 제외하고 조건부로 승인했다"면서 "테닛 국장과의 접촉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우리는 중재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수용하기로했다"고 밝혔고 총리실 대변인 역시 "이스라엘은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휴전이 필요하다는 테닛 국장의 중재안을 수용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아라파트-테닛 회담이 이뤄지던 전날 밤 그리스정교회 수사(修士) 1명이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서 팔레스타인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해 9월이후 계속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로 인해 자살폭탄테러범11명과 이스라엘 첩자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주민 489명이 숨지고 이스라엘인 110명이 희생됐으며 친팔레스타인성향의 아랍계 이스라엘인 13명, 독일인 1명이 사망했다. (워싱턴.예루살렘.라말라 dpa.AFP.AP=연합뉴스)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