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 대신 정수기 물 마시기,용역비 안주고 스스로 청소하기,돌아가면서 화초에 물주기…''

경기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기업들이 비용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위해 취하고 있는 ''구두쇠 전략''의 예다.

뉴욕타임스는 가장 피폐한 ''닷컴''업체들은 물론이고 90년대 대부분을 풍요롭게 보낸 월가의 ''부자''기업들과 구경제 대기업들까지 감원 등 구조조정에 그치지 않고 한푼이라도 더 아끼기 위해 갖가지 비용절감 방안들을 궁리해내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다음은 뉴욕타임스가 소개한 미국 기업들의 기발한 구두쇠 작전.

△직원 스스로 청소하기=가정기기 종합메이커인 아메리칸 스탠더드는 직원들에게 간단한 사무실 청소를 시킴으로써 텍사스 공장의 청소용역비를 연간 7만달러 절약하고 있다.

또 지게차에 사용되는 나무깔판을 없애 연간 3만8천달러를 절감하고 있다.

△야근후 전철타거나 직접 차몰기=월가의 대형투자은행 골드만 삭스는 그동안 야근하다 저녁 8시이후 퇴근하는 직원에게 회사 비용으로 택시를 이용케 했다.

교외의 경우 1백달러가 넘게 나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이젠 전철역까지만 택시비를 대준다.

△다같이 정원 가꾸기=복사기업체 제록스는 공장들의 나무 물주기 용역을 없애고 직원들에게 화초와 꽃을 가꾸도록 함으로써 무려 연간 20만달러를 절감하고 있다.

△더 이상 공짜 음식은 없다=유력 시사주간지 타임은 직원들에게 무료 제공하던 과일,음료 서비스와 진수성찬의 야식을 없앴다.

배고프면 각자 알아서 샌드위치 등으로 때우라는 것.

골드만 삭스도 직원들이 원하면 언제라도 사무실에서 과일을 공짜로 즐길 수 있도록 했으나 얼마전 이 서비스를 중단했다.

△사무실 집기 나눠쓰기=스튜던트 어드밴티지라는 회사는 비치 사무용품을 필수품목으로 엄격히 제한했다.

예를 들어 형광색 포스트잇 메모지처럼 ''튀는'' 용품을 원할 경우 직원 스스로 부담토록 하고 있다.

△기념품 줄이기=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 퍼스트보스턴(CSFB)은 계약시 고객에게 주던 기념품 한도를 건당 2천5백달러 이하로 줄였다.

지금까지는 거래 성사시 건당 1만달러(2백50달러짜리 기념품 50개를 주문하는 식)가 넘게 드는 사례가 허다했다.

△더 이상 파티는 없다=기업의 인수·합병이 성사되면 주관사들은 대개 호텔이나 휴양지 등에서 호화 파티를 열기 마련.

그러나 최근 들어 CSFB,살로먼 스미스바니 등 주요 금융업체들은 이를 많이 생략하고 있다.

부득이한 경우엔 비용을 줄이고 초청인원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아예 화상회의로 대체하는 일도 잦아졌다.

△고객 눈 속이기=프록터&갬블,킴벌리 클락 등 생활용품업체들은 최근 한 포장에 들어가는 아기 기저귀수를 줄여 소비자 가격을 떨어뜨렸다.

사실 기저귀 한개당 값은 변함이 없는 셈이지만 고객들은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오해하기 십상이다.

항공사들의 경우 기내 서비스 음료의 가지수를 줄이는 방법 등을 쓰고 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