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기업이 인도네시아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려면 수하르토 대통령의
가족이 운영하고 있는 기업과 합작을 해야 한다는 오랜 상식이 깨지고 있다.

경제위기로 30여년간 경제를 주물러온 수하르토 대통령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자 다국적기업들이 수하르토 관련기업을 합작 기피대상 1호로 꼽고
있는 것.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다국적기업들 사이에서 수하르토 관련기업은
블랙리스트로 통한다"며 "외환위기가 악화될수록 이같은 분위기가 심화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자국내 컨설턴트들 조차도 "수하르토 관련기업은 무조건 멀리하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정이 이렇게 바뀌자 이미 수하르토 관련기업과 합작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GM 지멘스 등 다국적기업들은 좌불안석이다.

야당지도자 메가와티가 "다국적기업들은 수하르토 대통령과 짜고
인도네시아인들을 착취했다"고 맹비난하는 등 인도네시아인들의 반다국적
기업감정이 반수하르토 감정 못지 않게 높아지고 있기때문이다.

<조성근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