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경영악화 기업의 회생을 돕는 "턴 어라운드(Turn Around)매니지
먼트 사업"이 성황이다.

부도직전의 기업에 경영재건의 프로들을 파견, 회사를 살려주고 돈을 받는
것으로 2천여개의 회사가 활약중이다.

이를테면 응급조치가 필요한 기업의 "구급병원" 비즈니스인 셈.

미국 최대의 모직물업체인 포스트만.

이 회사는 경영 악화를 견디다못해 지난 95년 J애릭슨사에 구조요청을
보냈다.

애릭슨은 CEO(최고경영자)나 CFO(재무책임자), 생산관리책임 경력자 등
경영 재건에 필요한 전문인력 40여명을 보유한 미최대의 턴어라운드 회사.

애릭슨은 로버트 댄글몬드 사장이 직접나서 포스트만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댄글몬드는 취임한지 1주일만에 법정관리를 신청, 채무부담을 줄이는 한편
투자자와 종업원과의 신뢰구축에 힘쓰고 사업구조를 고급코트 등 고부가제품
쪽으로 재편시켰다.

포스트만은 이제 흑자기업으로 전환(턴 어라운드)했으며 댄글몬드는 요즘
후임 최고경영자를 물색중이다.

그는 "기업재건에는 ''스피드가 극히 중요하다''며 "취임후 6개월동안은
주말을 포함해 매일 ''14시간씩 일했다''"고 말했다.

미국서 이처럼 턴 어라운드 매니지먼트 사업이 호황인 것은 경기 호조에도
불구, 기업 재편 바람이 거세기 때문이다.

주요고객은 경영악화 기업이나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은행들.

현재의 경영진으로는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이사회나 은행이 일을
맡기게 된다.

보수는 근로시간을 기준으로한 기본 수수료와 재건에 성공할 경우 받는
인센티브로 나뉜다.

회사의 현금흐름(캐쉬플로) 증가 등이 인센티브 부여기준이다.

미국서 경영재건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90년대 들어와서다.

지난 93년 GM의 자회사로 부도위기에 빠진 내셔널 카렌털사를 J 애릭슨이
회생시킨후 붐이 일기 시작했다.

현재는 턴 어라운드 매니지먼트 협회가 생기고 공인회계사 시험처럼
전문가를 키우기위한 자격시험도 치러지고 있다.

협회회원수는 현재 2천1백개사.

노스이스턴대 프랫 교수는 "기업 도산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손실은
크다"며 "침몰 직전 기업변신을 돕는 전문가업계가 존재한다는 것은 국가적
으로도 큰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또 턴어라운드 업체인 모리스 앤더슨의 베이커 스미스사장은 "운수 소매
등 여러 업계에서 재편이 진행되고 있어 일감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경영재건 업체들은 최근들어 해외로까지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한국 기업이 이들의 도움을 받아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강현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