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28일 대붕락의 충격을 하룻만에 씻고 사상 최대폭의 상승세로
돌아선데 미국 경제전문가들은 "당연한 현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전날의 폭락이 그동안 일부 나타났던 주가 고평가 현상을 "시정"
하는 양약이 된 것 아니냐는 여유마저 보이고 있다.

기본적으로 미국 경제의 "펀더멘틀"이 탄탄한 만큼 동남아 주식붕괴라는
외풍이 더 이상의 힘을 발휘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가 힘찬 상승세로 돌아선 1차적인 요인은 물론 전날의 지나친
폭락에 대한 자율 반등 덕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클린턴 대통령 등 행정부와 유력 전문가들이 TV등을 통해 투자자들의
"심리적 공황"을 가라앉히는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도 주식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는데 기여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시카고의 한 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경제는
근 한 세대를 걸치는 세월동안 강한 활력을 보여 왔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자
한다"며 투자자들이 불안심리에서 벗어날 것을 호소했다.

스미스바니증권 소속의 인기 증권해설가인 마셜 애커프는 이날 CNN TV에
출연해 "지금이야 말로 더없는 주식투자 기회"라며 투자자들을 부추겼다.

이와 함께 주가 재반 등에 직접 불을 지핀 "재료"는 IBM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발표였다.

IBM은 이날 개장 직후 35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이겠다고 발표함으로써
투자자들의 집중적인 매수공세를 받았다.

그 여파가 다른 우량주들로까지 순식간에 확산되면서 개장 초부터 대부분
주식들이 힘찬 상승커브를 그렸다.

이날 수치가 발표된 각종 경제지표들도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3.4분기중 임금 상승률이 0.8%에 그친 것을 비롯해 10월중 소비 신뢰지수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그동안 제기됐던 경기 과열론을 일부 잠재웠다.

이에 따라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중앙은행)가 당초 예상과 달리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게 대두된 것도 주식시장에는
좋은 재료였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홍콩 등 동남아증시의 위기가 여전히 뉴욕증시를
불안케 하는 그림자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골드먼삭스증권의 로버트 호매츠 부회장은 CNN 경제방송과의 대담에서
"아시아 시장의 폭락장세에 따른 투자자들의 심리적 공황을 완전히 가라
앉히기 위해서는 주요 국가간의 긴밀한 정책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