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내 와인수요가 15%이상 격감, 포도 재배 농가들이 고민에 빠져
있다.

젊은층들은 식사중 와인보다는 점차 콜라와 생수를 선호하는데다 값싼
미국 및 북아프라카산 제품이 밀려들어 때로는 생산가 이하로 와인을
판매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유럽 최대 생산국인 이탈리아의 경우 80년말 1인당 연간 19갤런에 이른
와인 소비량이 16.5갤런까지 떨어졌다.

프랑스도 23갤런에서 20갤런 그리고 스페인은 12갤런에서 9.8갤런으로
줄어들었다.

물론 연간 1인당 소비량이 1.7갤런에 불과한 미국에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나 와인 농가들은 수요감소로 엄청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유럽연합 (EU)은 20% 상당의 공급과잉을 방지하는 방안으로 연간
16억달러를 투입, 경작지를 줄이는 교육책을 펼치고 있으나 그 지역간의
실업난을 악화시켜 오히려 농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유럽 와인 제조업체들도 제품의 고급화를 유도하는 한편 한국 일본
인도 러시아 등 신흥 와인수요국들을 공략하느라 안간힘을 쏟고있다.

덕분에 프랑스는 지난해 와인수출이 13% 증가했으나 유럽내 판매 감소를
만회하기는 역부족인 수준이다.

항암효과가 있다는 보도로 와인품귀 현상을 빚고있는 한국이 이들에게는
"봉"처럼 보이는 분위기인 것이다.

< 브뤼셀 = 김영규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