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 주재하고 있는 외국투자기업들에게는 미국의 대미얀마 경제재제
조치해제 여부외에 또다른 커다란 관심거리가 있다.

미얀마민족 영웅 아웅산장군서거이후 미얀마를 통치해온 최고 실력자
네윈사후에 과연 누가 권력을 장악하는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정치적 불안요소가 외국기업들의 대미얀마 투자를 주저케한 원인이
돼온데다 네윈이 올해 86세의 고령으로 건강악화설 끈질기게 돌고있기
때문.

결론부터 말하면 네윈사후엔 킨눈(Khin Nunt)이 지배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전망은 킨눈이 52세의 젊은 나이에 초법적 권력수단인 국가법질서
위원회의 제 1서기를 맡는데다 네윈의 실제 통치수단인 군정보부 부장을
겸직하고 있는 데서 비롯한다.

그는 또 관계부처 장관들을 위원으로 하는 관광특별위원회.보건위원회.
외교위원회 위원장직을 겸하는등 권한이 하늘을 찌를 듯하며 권력기반을
탄탄히 다진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얀마는 야전사령관들이 장관직을 겸하는 군사과도정부 형태인데 지난
6월15일 단행된 사단장 인사및 개각을 딴쉐(Than Shwe)총리를 제치고 킨
이 주도하며 그의 직속부하들을 대거 포진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미얀마인들은 킨눈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나 비교적 호감은 갖고 있다.

미안마인들이 군출신인사인 그에게 호감을 갖는 것은 다른 군출신인사들이
부패한데 비해 그는 청렴한데다 능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

정치민주화가 일거에 이뤄질 수 없는 상황에선 그가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이다.

킨눈이 이같은 막강한 권한을 갖게된 배경은 그가 네윈과 같은 딸린지방
출신인데다 30년가까이 같은 집에서 숙식을 같이했고 군정보부에서만
20여년을 지내온 정보통이기 때문이다.

사단장 장관 여단장등 미얀마 주요인사들의 비리를 모조리 파악해놓고
이를 네윈이 통치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미얀마는 당초엔 임시 군사내각 성격을 띠다 지난 90년 5월 아웅산
수지여사가 이끄는 NLD당에게 총선에서 패배하고도 정권을 넘기지 않고
의회를 해산한 채 현재의 군사과도정부가 헌법개정 작업을 하고 있다.

이 과도정부는 국민회의에서 헌법을 통과시킨 후 대통령선거인단 선거
(국민총선거)를 거쳐 대통령을 선출하는 인도네시아식 헌법을 기초로
개헌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내각은 당초 지난 5월 개헌작업을 완료할 예정이었으나 군내부의
사정으로 개헌작업이 내년으로 미뤄지고 있는데 내년 총선에서 민간정부가
집권해도 군부가 계속 국가통치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어쨌든 마루베니 미쯔비시 이토추등 일본의 종합상사들이 지역개발 관광
산업등에 대해 투자를 활발히 하면서 킨 과 포괄협정서를 체결하는등
투자협의창구를 킨 으로 일원화하는 것을 우리 업계는 주목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