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질주에…부품·물류株도 활짝
현대자동차·기아의 주가 상승세가 부품·물류 등 그룹 계열사로 확산하고 있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글로벌 판매 ‘쌍끌이’ 효과가 완성차 벨트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도 주가 시동

27일 현대모비스 주가는 전일 대비 4.07% 오른 주당 23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두 달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현대모비스는 올 들어 현대차와 기아가 보여준 강세장에서 소외돼 있어 이날 주가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올 들어 현대차·기아 주가는 각각 31.21%, 40.16% 뛸 때 현대모비스 주가 상승폭은 13.58%에 그쳤다.

현대차와 기아도 이날 각각 2.74%, 0.82% 상승했다. 다른 현대차 그룹주도 강세였다. 현대위아는 5.6%, 현대오토에버는 1.34% 올랐다. 현대차그룹 관련주를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도 수익률이 높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 ETF는 올 들어 수익률이 20%에 달한다.

증권가에선 증시가 실적장세로 접어들면서 수출 증가세가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328억9500만달러로 작년 8월 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반도체 석유제품 정밀기기 등 수출액은 줄었지만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 수출이 급증했다.

윤혁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수년간은 코로나19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영향으로 자동차 수요가 3000만 대가량 막혀 있었다”며 “그간 쌓인 수요가 점차 시장에 나오기 시작하면서 자동차 수요가 성장 사이클에 진입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신사업 진출 기대도

자동차를 사려는 수요가 많아지면 완성차 가치사슬 내 기업의 먹거리도 늘어난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는 자동차 부품을, 현대오토에버는 자동차용 소프트웨어를 납품한다. 물류 기업인 현대글로비스도 완성차 글로벌 수출이 늘어날수록 일감이 많아진다.

현대차가 중장기 전기차 판매 목표를 끌어올린 것도 투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지난 20일 ‘2023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전기차 판매 목표를 2026년엔 94만 대, 2030년엔 200만 대로 제시했다. 전년 대비 각각 10만 대, 13만 대 목표가 상향됐다. 내연차 판매도 호조세다. 현대차의 전체 글로벌 판매 점유율은 2021년 4.9%에서 지난해 5.1%로 올랐다. 2023년 예상치는 5.3%다.

현대차 계열사들은 탄탄한 주력 사업을 기반으로 신사업으로도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전날 미디어 테크데이를 열고 차량용 인포디스플레이 시장 확장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글로비스는 배터리 원자재 사업 진출에 대한 기대가, 현대위아는 방산 부문 매출 전망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선한결/박의명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