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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우의 퀀트 포커스

도쿄거래소 압박 후 자사주 매입 나선 日기업 주가 고공행진
솔브레인홀딩스·효성·케어젠, 총자산보다 이익잉여금 많아
보통주 자기주식 지분율 30% 이상인 한샘과 롯데지주
동원산업은 작년에만 지분율 20% 넘게 끌어 올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닛케이225지수와 토픽스지수는 각각 3만808과 2161.69로 지난주 거래를 마쳐 1990년 9월 이후 33년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일어버린 30년을 되돌렸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주력 산업의 회복과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 호조 기대감에 더해 주주환원 강화도 일본 증시 강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일본 상장사들의 주주환원은 미국을 앞선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작년 닛케이225지수 편입기업들의 배당성향은 41%로, S&P500지수 편입기업의 35%를 웃돌았다”며 “올해 들어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기업 수도 5월 현재 닛케이225지수 편입기업이 90개로, S&P500지수 편입기업의 87개보다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본 증시에서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다이니폰인쇄(연초 이후 수익률 55%), 소니그룹(37%), 미쓰비시전기(33%), 미쓰비시상사(29%), 혼다자동차(28%) 등이 높은 주가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 기업들에게 주가를 끌어 올리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공시하고 실행해달라는 압박을 가한 결과다.

반면 한국의 KRX100지수 편입 기업 중 작년 한 해 동안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기업은 19개에 불과하다. 올해도 현재까지 12개뿐이다. 이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여부에 더해 자사주 소각 여부도 주주환원 이익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 보유하던 자사주를 주식시장에서 매도하면 주주이익을 오히려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서다.

한경 마켓PRO는 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서비스를 활용해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편입 종목 중 주주환원 강화에 나설 여력이 있는 기업을 추려봤다. 우선 주주환원에 나설 여력이 있는 기업을 추리기 위해 작년말 기준 총자산 대비 이익잉여금 비율이 높은 기업을 찾았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솔브레인홀딩스, 효성, 케어젠은 이익잉여금이 총자산보다 많았다. 기타자본항목의 차감계정에 많은 금액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솔브레인홀딩스와 효성은 감자차손의 금액이 컸다. 과거 인적분할로 주주에게 분배한 비현금자산의 장부금액과 공정가치의 차이를 중단영업처분이익으로 인식했다고 효성은 설명했다. 케어젠은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지분율 8.54%)을 기타자본항목의 차감계정으로 계상했다.

이외 총자산 대비 이익잉여금 비율 상위 20개 종목에 삼성전자가 포함된 게 눈에 띈다. 삼성전자의 작년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337조9464억원으로, 총자산(448조4245억원)의 75.36%를 차지한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진단키트 수요 급증으로 막대한 이익을 남긴 씨젠과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총자산 대비 이익잉여금 비율도 각각 83.62%와 73.05%에 달했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이미 자사주를 모으는 종목들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코스피200·코스닥150 편입종목 중 작년말 기준 보통주 자기주식 지분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한샘이다. 지분율이 32.63%로, 5년 전보다 7.54%포인트 높아졌다. 5년 동안 지분율이 한 차례도 줄지 않았다.

두 번째인 롯데지주(지분율 32.51%)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하던 2019년에 지분율 6.75%에 해당하는 보통주 자기주식을 매각했다. 뒤를 이은 대웅(지분율 28.48%)은 2020년부터 2년 연속 지분율이 소폭이나마 줄고 있다.

5년 동안 보통주 자기주식 지분율이 가장 크게 확대된 종목은 동원산업이다. 2019년까지만 해도 자사주를 갖고 있지 않았지만, 작년말 기준 지분율은 27.65%다. 특히 작년에만 전체 주식의 20% 넘는 물량을 사들였다.

커넥트웨이브와 KCC의 보통주 자사주 지분율도 5년전보다 각각 16.13%와 10.39% 늘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