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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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로 증시가 급속히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4월 중순 이후 증시가 박스권에서 맴돌면서 일평균 거래 대금은 2020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투자 심리의 바로미터라 불리는 투자자 예탁금도 감소세다. 개인 투자자들이 매수 동력을 잃으면서 당분간 지지부진한 증시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증시(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시장 합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6조8690억원이었다. 2020년 2월(14조1770억원) 이후 최저치다. 1년 전 대비 33.57% 감소한 수치다.

올 초까지만 해도 일 평균 거래대금은 20조원 수준을 유지했다. 이달 들어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은 14조3820억원에 불과하다.

유가증권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12월 이후 다시 10조원 밑으로 내려왔다. 지난달 유가증권시장 일 평균 거래대금은 9조5590억원이었다. 이달 들어선 7조6570억원으로 급감했다. 1년 전(16조9480억원)의 45.1% 수준에 불과하다.

투자자 예탁금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달 11일 60조원 밑으로 내려온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30일 기준 57조5671억원을 기록했다.

그동안 증시를 홀로 떠받쳐온 개인 투자자의 매수 동력이 떨어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올 들어 4월까지 국내 증시서 약 27조원을 사들인 개인 투자자는 지난달부터 매수세를 급격히 줄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개인 순매수액은 2360억원에 그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선 3800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중순 이후 코스피지수가 2600선에서 횡보하는 등 증시 변동성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도 함께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학습효과로 인해 개인은 그동안 지수가 하락할 때마다 주식을 쓸어담는 '저가 매수 전략'을 펼쳐왔지만 크게 이익을 내지 못했다"며 "매수할 수 있는 여력도 많이 남아있지 않은데다 하반기 경기 침체 우려까지 짙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도 몸을 사리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