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기업' 尹정부에 화답한 재계
투자 보따리 풀었다

삼성, 국내 360조 투입
반도체·바이오 등에 일자리 8만개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에 63조 투자
롯데·한화도 5년간 37조
국내 주요 대기업이 수백조원의 ‘투자 보따리’를 풀었다. 투자액 대부분을 국내에 배정해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전기자동차 등 미래 전략산업의 초격차 확보를 기치로 내건 윤석열 정부 산업정책에 경제계가 보조를 맞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 계열사들은 2026년까지 5년간 반도체와 바이오, 차세대 통신 등에 450조원을 투자한다고 24일 밝혔다. 이 중 360조원을 국내에 투자해 8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역동적 혁신성장을 위한 삼성의 미래 준비’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을 방문한 지 사흘 만에 나온 발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기술 고도화에 자금을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개 계열사도 2025년까지 4년간 국내에 63조원을 투자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한국을 ‘미래 사업의 허브’로 육성한다는 것이 투자안의 핵심이다. 전체 투자액의 절반이 넘는 38조원을 내연기관 제품 최적화에 투입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전기차로의 전환이 급격히 이뤄지면 국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를 감안한 행보로 풀이된다. 목적기반차량(PBV) 전기차 공장 신설을 비롯한 전동화사업에 16조2000억원, 로보틱스 등 미래 신사업에 8조9000억원을 투입한다.

롯데그룹은 5년간 3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바이오의약품과 모빌리티 등 신사업 분야에 전체 투자액의 41%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고용유발 효과가 큰 대규모 복합몰 개발과 바이오의약품 공장 설립도 추진하기로 했다. 롯데가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한화그룹의 투자 규모도 롯데와 비슷하다. 5년간 37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이 중 20조원을 국내에 투입해 2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투자는 에너지, 탄소중립, 방산·우주항공 등 3개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주요 기업이 과감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새 정부의 친기업 정책 행보에 화답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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