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거래소의 커촹반(과창판)은 ‘중국판 나스닥’으로 통한다. 2019년 중국 정부가 혁신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해 개설한 증권시장으로,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 SMIC 등이 포진해 있다.

STAR50지수는 이 커촹반의 대표지수다. 커촹반에 상장한 지 1년 이상 된 종목 중 시가총액이 크고 유동성이 좋은 상위 50개 기업을 추렸다. 정보기술(IT) 등 기술분야 종목 비중이 약 60%다. 이 지수를 담은 상장지수펀드(ETF) 4종이 최근 동시에 국내 증시에 등장했다.
시진핑이 미는 기업에 투자…'중국판 나스닥' ETF 4종 4색

국내 첫 STAR50 ETF 출격

지난 1월 13일 한국거래소에는 커촹반 STAR50 지수를 기초지수로 한 상장지수펀드(ETF) 4종이 동시 상장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차이나과창판 STAR50(합성)’,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차이나과창판 STAR50(합성)’, 신한자산운용의 ‘SOL 차이나육성산업 액티브(합성)’,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중국과창판 STAR50’이다.

4종 중에서 신한자산운용의 ETF는 유일한 액티브 상품으로, 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게 아니라 반도체, 신재생, 전기차, 헬스케어, 농업 등 중국 정부가 육성하는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 기초지수 대비 초과 성과를 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패시브 3종 중 ‘KINDEX 중국과창판 STAR50’은 구성 종목을 모두 편입하는 실물·완전 복제 방식으로 운용해 배당수익을 받을 수 있다. 나머지 2종은 합성형으로, 실물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다른 금융회사와의 스와프 거래를 통해 기초지수 등락만큼 수익률을 가져가는 형태다.

이들은 국내에 처음 선보인 STAR50 ETF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STAR50 상장지수증권(ETN)을 출시한 바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긴축시계를 앞당겨 글로벌 증시가 휘청이는 가운데 비교적 준수한 성과를 기록 중이다. 상장 이후 2주간 -2.20~-5.25%의 수익률을 보였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12.04% 뒷걸음쳤다.

“中정부 육성 의지가 관련주 지지”

해외에도 STAR50 ETF가 출시돼 있지만 국내 상장 ETF들은 접근성이나 투자 전략 측면에서 강점을 보인다. 미국에는 ‘크레인셰어즈 SSE STAR 마켓 50 인덱스 ETF(KSTR)’, 홍콩에는 ‘CSOP STAR50 인덱스 ETF’와 ‘프리미아 차이나 STAR50 ETF’ 등이 상장돼 있다. 모두 패시브 ETF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KSTR은 접근성이 높지만 미국 정부의 제재로 인해 STAR50지수 중 가장 비중이 큰 반도체 기업 SMIC가 빠져 실제 지수와 차이가 있다.

물론 변동장세에서 신흥국 주식시장의 상황은 특히 녹록지 않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와 강력한 자국 혁신산업 육성 의지가 커촹반 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우호적인 여건 속에서도 중국 커촹반 종목들의 성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앞서 중국 증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전기차 관련주가 관심을 받으며 TIGER 2차전지 ETF가 약진했듯이, 중국 정부의 완화적 정책 기조와 육성 산업 지원책 기대감은 커촹반 시장 성장을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