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 중국에서 음식배달시장 1위인 메이퇀과 협력해 온라인 부문을 강화한다. 당국의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규제 확대로 궁지에 몰린 메이퇀에게도 돌파구가 될 지 주목된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스타벅스와 메이퇀은 최근 새로운 업무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스타벅스는 2018년부터 파트너를 유지해 온 어러머와의 관계를 종료했다.

메이퇀은 중국 음식배달시장 점유율 67%의 1위 사업자다. 어러머는 27%로 2위다. 메이퇀의 최대주주는 17.2%를 갖고 있는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다. 어러머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계열사다. 중국 양대 빅테크가 음식배달시장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만 메이퇀은 왕싱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가 차등의결권을 갖고 있어 지분은 7%이지만 42%의 의결권을 행사한다.

스타벅스는 1999년 중국에 진출했다. 현재 200여개 도시에서 54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다음으로 매장 수가 많다. 스타벅스는 배달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유지하다가 중국 로컬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배달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자 2018년 어러머와 손잡고 배달 사업을 시작했다.

스타벅스는 메이퇀과 새로 협력하면서 예약, 배달 등 온라인 영업을 더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메이퇀은 스타벅스 배달 물량을 전담할 팀을 구성했다.

메이퇀은 스타벅스와의 협력을 통해 실적 부진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이퇀의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807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량 늘었다. 하지만 순손실 82억위안을 내면서 2020년 상반기 순이익 6억위안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메이퇀은 중국 당국의 배달원 처우 개선 압박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또 지난해 10월 중국 반독점기구인 국가시장관리감독총국은 메이퇀에 34억위안의 반독점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