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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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식 전문가들은 “삼존불이 쓰러지면 일본 증시의 10년 장기 상승세가 막을 내릴 것”이라고 올해 장세를 요약했다. ‘삼존불 장세’는 지난해 2월과 9월, 11월 닛케이225지수가 급등한 모양이 절의 삼존불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코로나19의 충격 속에서도 일본 증시를 떠받쳐 오던 일본은행과 일본 공적연금(GPIF)의 이탈은 올해 시장의 기대를 낮추는 요인이다. 일본은행과 GPIF가 보유한 일본 주식은 전체 시가총액의 13%에 달한다.

GPIF는 2014년부터 일본 주식 운용자산 비중을 12%에서 25%로 대폭 늘렸다. 지난 10여 년간 일본 증시가 상승한 것도 GPIF의 매수세 덕분이라는 평가가 많다. 지난해 중반 25% 한도가 다 찼기 때문에 일본 주식을 더 늘리기 어렵게 됐다.

연간 6조엔 이상의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하던 일본은행도 작년 4월 이후 매입 규모를 2800억엔으로 줄였다. 중앙은행이 주식시장을 왜곡시킨다는 비난을 의식해서다. 전문가들은 올해 ‘삼존불 지지선’인 27,000선이 무너지면 장기 하락장세가 시작될 것으로 우려했다.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증권은 올해 6월 말 닛케이지수가 32,000까지 오른 뒤 12월 말 31,000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 증시에는 10년 만에 봄이 찾아올 전망이다. 고평가돼 있는 미국 주식에 비해 유럽 주식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이유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S&P500지수는 영국 FTSE100지수보다 약 75% 높게 거래되고 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는 35% 수준이었다.

골드만삭스는 “유럽 증시는 그동안 외면받아왔지만 올해 말에는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이 530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모건스탠리도 “올해 유럽의 경제성장률이 4.6%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완화적 통화정책도 긍정적 요인”이라며 “유럽 증시에서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도쿄=정영효 특파원/맹진규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