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삼프로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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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이 주식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인기를 끌었던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들의 영향력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몇년 전만해도 개별 기업들을 분석하거나 증시 흐름을 예측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대선후보를 초청해 경제정책을 검증까지 나서고 있다.

1일 유튜브 채널 분석업체인 블링(Vling)에 따르면 지난 31일 오후4시30분 기준 경제 유튜브 '삼프로TV'의 구독자 수는 176만명이다. 직전해인 2020년 12월 31일 구독자 수는 96만명과 비교하면 1년 만에 구독자가 2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삼프로TV는 김동환 대안금융연구소장과 이진우 경제평론가, 정영진 팟캐스트 진행자 등 3명이 합심해 만든 채널이다. 시황 해설과 업종 전망, 전문가 인터뷰 등 다양한 경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2019년 1월 첫 영상을 올렸고 현재까지 누적 영상 수는 6600개에 달한다. 채널의 일일 조회수는 경쟁 채널 평균보다 251% 높은 97만5000회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자료=블링
자료=블링
최근 구독자수 급증은 대선후보들과 대담을 나눈 영향이다. 삼프로TV는 지난달 2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의 경제대담을 게시했다. 각각의 영상 길이가 1시간30분으로 다소 길지만 두 후보의 영상 조회수 합이 640만회에 이를 정도로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영상이 올라오고 13만명가량이 채널을 새로 구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주요 경제 유튜브 채널인 '슈카월드'도 1년 새 구독자수가 갑절이 됐다. 2020년 12월 31일 101만명을 기록했던 구독자 수는 지난 31일 기준 192만명이다. 채널의 일일 조회수는 53만2000명에 이른다.

경제 유튜브들의 급성장은 2020년부터 시작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급락하자 개인들의 자금이 대거 주식시장에 몰린 것이다. 주식 광풍은 이듬해에도 여전했다. 코스피지수가 1월 7일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넘어서는 등 증시가 활황세를 타자 개인 투자자들은 적극적으로 주문을 냈다. 2021년 한 해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양대 주식시장에서 77조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슈카월드의 '슈카'인 전석재 이브로드캐스팅 공동대표는 MBC 예늘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하기도 했다./ 사진=MBC 제공
슈카월드의 '슈카'인 전석재 이브로드캐스팅 공동대표는 MBC 예늘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하기도 했다./ 사진=MBC 제공
삼프로TV와 슈카월드는 개미들의 관심이 급증하면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얼굴을 비쳤다. 슈카월드의 '슈카'인 전석재 이브로드캐스팅 공동대표는 유튜버로 전업하기 전까지 이베스트투자증권과 삼성자산운용에서 근무했다. 펀드 매니저로서의 경력을 살려 주식시장을 해설할 뿐 아니라 사회의 주요 이슈와 정책, 역사 문제도 깊이 다룬다는 평을 받는다.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나와서 입담을 선보이는 한편,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전 대표는 삼프로TV의 김동환 소장과 함께 2020년 9월부터 주식 관련 웹예능 프로그램인 '개미는 오늘도 뚠뚠'의 고정 멤버로 합류해 현재까지 출연하고 있다. 이 두 사람은 한국거래소가 선정하는 '2021 자본시장 올해의 인물' 후보 7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삼프로TV를 운영하는 이브로드캐스팅의 경우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이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유튜버들이 책임의식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금융 연구기관 관계자는 "채널들이 계속해서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의견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구독자들이 늘어날수록 상업적인 목적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개인 투자자들이 참고할만한 일부의 의견 정도였다면, 이제는 맹목적인 신뢰를 심어주는 목소리가 될 수 있다"며 "커진 영향력으로 시청자, 투자자들의 입맛에 맞춘 방송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는만큼 역할을 꾸준히 고민하고 자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