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리스크' 수혜 톡톡…인도 주식형 펀드 수익률 17% 달해
올 상반기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적잖은 충격을 받은 인도 증시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인 주가 상승세에 국내 인도 주식형 펀드 수익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아시아 주요국 중 상승률 1위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인도 주식형 펀드 25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7.06%로, 해외 주식형 펀드 평균 3.21%를 훌쩍 웃돌고 있다. 주요 지역별 펀드 중 가장 높은 성과다. 최근 한 달 수익률도 인도 주식형 펀드는 7.05%에 달해 국가별 펀드 중 가장 높았다.

수익률 상위 펀드의 성과는 더 압도적이다. ‘미래에셋인도중소형포커스’ ‘삼성인도중소형FOCUS(UH)’ ‘삼성클래식인도중소형FOCUS연금(UH)’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50%를 훌쩍 웃돈다. 1년 누적 성과로 보면 75% 안팎이다. 해외 주식형 펀드 829개 중 ‘삼성베트남’ 펀드에 이어 ‘삼성인도중소형FOCUS’와 ‘삼성클래식인도중소형FOCUS연금’ 수익률이 가장 좋다.

인도 증시는 최근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4월 말 47,705선까지 떨어진 센섹스지수는 지난달 57,000선을 돌파하며 가파르게 올랐다. 8월 한 달 동안 상승률만 9.4%에 달한다. 올 들어 수익률은 21% 수준이다. 올해 인도 증시 상승률은 아시아 주요국 중 1위다. 같은 기간 한국 코스피지수는 11% 올랐고, 일본 닛케이225는 3.7%, 중국 상하이지수는 3% 안팎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인도 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차이나리스크’ 부각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동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최근 대형 기술주와 사교육 업체 등 자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전방위적으로 강화하면서 신흥국 내 외국인 투자 자금이 인도, 베트남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인도는 코로나19 확진자도 올 4~5월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로 접어들어 상대적으로 더 주목받고 있다.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주요국 중 가장 높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인도의 성장률 추정치를 9.5%로 제시했다.

○경기 회복 수혜주 강세

인도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상품으로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있지만 수익률은 액티브 펀드가 훨씬 높게 나오고 있다. 국내엔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 NIFTY50 인디아’가 상장돼 있는데 올 들어 수익률은 29.9%를 나타내고 있다. 1년 성과는 46.48% 수준으로 수익률 톱3 액티브 펀드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미국 상장 ETF인 ‘아이셰어 MSCI 인도’(INDA)도 연초 대비 수익률이 22%, 1년 수익률은 44%를 기록하고 있다.

인도 주식형 펀드가 지수나 ETF 대비 수익률이 좋은 이유는 인도 시장에서 업종별·규모별 차별화가 강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MSCI 인도지수를 보면 올해 섹터별 수익률이 가장 좋은 업종은 소재 관련주다. 이어 부동산, 산업재, 정보기술(IT), 재량소비재 등이 높은 반면 유틸리티, 에너지, 필수소비재, 미디어, 금융 등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인도 주식형 펀드 중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위주의 펀드가 좋은 성과를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인도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주엔 금융주가 대거 포진해 있는 반면 중소형주에는 IT, 플랫폼, 바이오 등 성장 잠재력이 큰 기업이 몰려 있다. 1년 수익률이 가장 높은 삼성인도중소형FOCUS가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은 피라말엔터프라이즈, 디팍나이트라이트, 래디코카이탄, 바자즈전자 등이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