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개인투자자들이 하루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주가가 조정받자 반등을 기대하고 뒤늦게라도 진입하려는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개미들, 1.7조원 역대 최대 순매수…'막차 심리' 작동했나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1조697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2011년 8월 10일(1조7000억원어치 순매수)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 들어 개인이 1조원 이상 순매수를 기록한 것은 지난 3월 9일과 11일, 그리고 지난달 1일에 이어 네 번째다.

이날의 순매수세에는 올 들어 ‘동학개미운동’을 이끌어온 ‘저점 매수’ 심리 외에 또 다른 요인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올 들어 개인 순매수가 1조원 이상 유입된 날은 모두 증시가 4% 이상 폭락한 날이었다.

이날 증시 하락폭은 -2.68%였다. 주가가 조정받으면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는 개미 외에 뒤늦게라도 증시에 진입하려는 투자자가 합류한 결과라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급락과 이후 반등이 워낙 짧아 증시에 진입하지 못하고 적절한 시점을 기다려온 자금이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한 상장사 IR담당자는 “3월 급락장과 4월 반등장에서 주식을 매수하지 못한 개인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기업 현황이나 실적 전망을 문의하는 등 매수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며 “증시에 대한 개인들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증시에 진입하지 못한 대기 자금으로 통하는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29일 기준 42조7263억원에 달한다.

이날 개인들이 매수한 종목을 살펴보면 과거 대북 테마주나 바이오주 등 투자 흥행기와 달리 철저히 시가총액 상위주 중심으로 사들이는 동학개미운동의 흐름이 이어졌다. 삼성전자(5082억원어치 순매수) SK하이닉스(1691억원) LG화학(912억원) KB금융(533억원) 등 상위 5개 순매수 종목들은 연초 외국인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던 LG화학을 제외하고는 모두 올해 개인 연간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포함됐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인들은 안정성이 뛰어나고 반등 가능성이 높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수하고 있다”며 “기관투자가 사이에서도 개인들의 매매 형태가 과거보다 정교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