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랠리를 이어가던 미국 증시마저 속절없이 무너지면서 펀드 수익률도 뚝뚝 떨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 대확산 공포에다 기업 실적 둔화 우려가 겹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간 많이 오른 미국 증시가 단기간 조정받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향후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등 정책 방향을 확인한 뒤 투자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美펀드 너마저…매일 밤잠 설치는 투자자들
1주일 새 -6.37%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0개 미국 펀드의 최근 1주일 평균 수익률은 -6.37%(2월 27일 기준)로 나타났다. 에프앤가이드가 구분하는 20개 지역별 펀드 가운데 가장 낮다.

‘KB스타미국S&P500인덱스’가 -7.19%(최근 1주일 수익률, A클래스 기준) 손실률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AB셀렉트미국’(-7.11%) ‘미래에셋인덱스로미국’(-7.01%) ‘삼성미국코어’(-6.79%) ‘삼성미국인덱스’(-6.68%) ‘AB미국그로스’(-6.40%) 등도 줄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미국 주식이 코로나19 확산에 직격탄을 맞으며 펀드 수익률이 급락했다. 미국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증시 랠리를 이끌던 기업 실적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S&P500 상장사의 주당순이익(EPS:순이익/주식 수) 증가율 전망치는 지난해 말 9.0%에서 최근 7.4%로 낮아졌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기업들의 올해 영업이익이 6% 늘어날 것이라던 기존 전망을 0%로 하향 조정했다.

여전히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은 큰 상황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S&P500의 12개월 선행 PER은 19배를 기록했다. 정보기술(IT) 버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현재는 시장 조정으로 16.8배 수준으로 떨어졌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단기 급락에도 미국 주식 밸류에이션 매력은 여전히 낮다”고 평가했다.

금리 인하가 변수

향후 전망은 엇갈린다.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는 만큼 비중 확대를 서두르지 말 것을 권하는 전문가가 많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낙관적인 모습에서 오히려 질병 통제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미국 Fed의 단기 대응 의지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 낙폭이 커 반등해도 다시 하락할 가능성 높다”고 설명했다.

저가 매수 기회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정부의 부양정책이 나오고, Fed의 기준금리 인하로 이어지면 주식시장이 반등할 것이란 예상이다. 김지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 역시 정부 정책 발표 후 빠르게 상승 중”이라며 “특히 낙폭이 큰 기술주의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투자금도 몰리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주일 새 269억원의 신규 자금이 미국 펀드로 유입됐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년 12월 미국 경기 둔화 우려로 주식시장이 하락했을 때 Fed가 금리 인하로 입장을 바꿨다”며 “주가 부양을 위해 구원투수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