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발행하는 회사채에 1조4000억원이 넘는 투자 수요가 몰렸다. 우량한 재무구조를 눈여겨본 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매수에 나선 결과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T가 3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전날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1조42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만기별로는 1800억원 규모로 발행을 계획한 3년물에 8200억원의 ‘사자’ 주문이 쏟아졌다. 700억원, 200억원씩 모집한 5년물과 10년물에는 각각 2800억원, 1900억원의 매수세가 유입됐다. 20년물에도 모집액(300억원)의 네 배가 넘는 1300억원이 들어왔다.

탄탄한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초우량 신용도를 유지하고 있는 게 흥행 비결로 꼽힌다. KT는 과점체제인 국내 통신시장에서 연간 매출 23조원,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꾸준히 거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1조9329억원, 영업이익은 6903억원이었다. 차입 부담을 나타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 비율도 올 6월 말 1.4배를 기록하며 장기간 2배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재무지표를 반영해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KT 신용등급을 최상위인 ‘AAA’로 평가하고 있다.

KT는 대규모 투자 수요가 모이자 채권 발행금액을 최대 6000억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채권 발행금리도 모든 만기 구간에서 애초 희망한 수준보다 낮게 결정될 전망이다. 초장기물인 20년물까지 연 1%대 중후반 금리로 발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과 통신장비 구입, 설치공사 관련 대금 지급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