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국내 증시가 요동치면서 투자자들이 주식형 펀드에서 돈을 빼 안전자산인 채권형 펀드로 옮기고 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공모 기준) 설정액은 지난 16일 49조9103억원으로 지난해 말 52조794억원보다 2조1691억원 줄었다. 최근 한 달 새 3조7962억원 빠졌으며 연중 최고치인 2월 21일(56조2831억원)과 비교하면 6조원 넘게 쪼그라들었다.

반면 국내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30조910억원으로 지난해 말 24조606억원에서 6조원가량 늘었다. 최근 한 달 동안 불어난 액수만 1조6211억원이었다.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의 순자산 격차 역시 작년 말 약 25조원에서 지난 16일 17조원으로 좁혀졌다.

올초 상승세를 타던 주식시장이 최근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투자자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 901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2.8%로 채권형 펀드(1.0%)보다 높다. 그러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주식형 -7.0%, 채권형 0.3%로 역전됐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는 등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펀드 자금도 주식보다 채권으로 몰리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이 같은 글로벌 흐름에 동조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채권형 펀드의 인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1분기 성장률 쇼크로 인해 하반기 금리 인하 전망이 힘을 받는 등 개인 투자자는 물론 기관이나 법인 자금도 당분간 채권형 펀드로 계속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