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장기화하면서 식품업계에서 매출 신기록이 속속 나오고 있다. 냉면과 빙과류, 얼음과 아이스 음료 등의 판매가 크게 늘었다.CJ제일제당은 간편식 냉면(사진)이 지난 7월 한 달간 100억원어치 이상 팔려 사상 최대 월매출을 기록했다고 7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났고 6월 역대 최고 매출(80억원)을 경신했다. ‘동치미 물냉면’과 ‘평양냉면’ 등이 인기를 끌면서 냉면 성수기인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누적 매출은 250억원이었다.빙과류와 얼음도 매출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롯데·빙그레·해태 등 주요 빙과업체의 6~7월 아이스크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편의점 아이스크림도 판매가 급증했다. GS25는 7월13~22일 아이스크림 판매액만 전년 동기 대비 62.7% 증가했다. CU와 세븐일레븐 역시 이 기간 아이스크림이 30% 이상 더 팔렸다. 얼음을 생산하는 풀무원은 편의점에서 컵얼음을 찾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봉지얼음의 생산을 잠시 멈추기도 했다.스타벅스는 7월12일부터 8월2일까지 아이스 음료 판매량이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아이스아메리카노는 7월 한 달간 주중 200만 잔씩 팔렸다. 시원한 간편식 디저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청과브랜드 돌이 100% 과즙으로 만든 과일디저트 ‘후룻팝’은 6~7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효율성만 따져 돈을 벌지 못하면 연구개발(R&D) 인력부터 자르다 보니 연구 역량이 축적돼 있지 않습니다. 올해부터 매년 박사급 연구인력 70~80명을 뽑을 계획입니다.”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는 지난 2일 미국 뉴욕 세인트존스대에서 열린 한미학술대회(UKC)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취임 후 첫 인터뷰를 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신 대표는 이날 7~8명의 박사급 인력을 만나 면접을 보고 함께 식사도 하면서 채용 여부를 결정했다. 강신호 식품사업부문 대표도 지난달 28~29일 미국 시카고에서 채용 면접을 했다.CJ제일제당은 글로벌 채용 프로그램으로 20명 안팎의 R&D 인력을 뽑을 계획이다. 임원들이 나선 것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사람이 CJ의 미래다” “초격차를 만들라”는 강력한 주문에 따른 것이다. 신 대표는 “아무리 좋은 전략이 있어도 실행할 사람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며 “세계 1위를 하고 있는 사료용 아미노산 분야에서도 인재 영입을 통해 2, 3위가 엄두 내지 못할 최고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신 대표는 지난해 11월 대표이사 취임 후 카길 등 글로벌 곡물 회사를 찾았다. 그는 “카길 등에 가보면 곡물 회사인데도 바이오와 관련된 기술·인력 역량이 엄청나다”며 “사업을 횡적으로 확대하기 쉬운 구조다”고 말했다. 하지만 CJ제일제당 등 한국 기업은 단기적인 비용 효율 구조에 너무 집착해 이런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 대표는 “CJ제일제당도 비용 때문에 오로지 아미노산(라이신, 트립토판, 발린 등)만 해온 것”이라며 “이를 통해 세계 1위가 됐다는 건 의미가 있지만 이제는 역량을 축적하고 횡적으로 사업을 확대할 시기”라고 강조했다.신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국내외 식품·바이오 분야 박사급 인력 2200명의 명단을 확보해 채용을 검토해왔다. 매년 70~80명을 뽑아 바이오사업에선 그린바이오(바이오식품, 아미노산 등) 외에 레드바이오(바이오제약) 분야로, 식품에서는 냉장·상온 식품에서 차별화된 기술을 갖춰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기 수원 광교에 ‘블로썸파크’라는 연구단지를 조성했다. 신 대표는 “일본에도 연구소를 열었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도 연구소 설립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신 대표의 꿈은 크다. 2030년 바이오사업 매출 목표를 40조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매출이 2조원을 처음 넘었으니 20배를 더 키워야 한다. 그는 “우선 아미노산에서 초격차를 내 캐시카우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브라질, 인도네시아, 중국 등 주요 공장에서 대대적인 증설에 나섰다. 공정 개선이 핵심이다. 지금 라이신 공정에선 라이신만 만들 수 있다. 공정마다 옥수수, 사탕수수 등 원료도 정해져 있다. 하지만 2020년이면 라이신 공정이라도 여러 원료를 써 다른 아미노산을 생성할 수 있다. 신 대표는 “원료 시황에 따라 값싼 원료를 선택해 제품 시황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체제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CJ그룹은 2020년 매출 100조원을 목표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목표는 32조원이다. 지난해(17조7000억원)의 두 배 수준이다. 신 대표는 “2년 반이 남았고 기업 인수합병(M&A)도 추진 중이어서 불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CJ제일제당은 미 냉동식품회사 슈완스(schwans)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뉴욕=김현석 특파원/김보라 기자 realist@hankyung.com
CJ제일제당이 바이오·식품 분야 글로벌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최고경영자(CEO)까지 나섰다.CJ제일제당은 지난달 28일부터 8월 3일까지 신현재 대표이사, 강신호 식품사업부문대표를 비롯한 임원급 경영진 8명이 미국 현지에서 인재 채용 활동을 진행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글로벌 채용 프로그램을 통해 약 20명 안팎의 박사급 연구개발(R&D)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다.신현재 대표이사는 노항덕 R&D기획실장, 은종수 바이오 연구소장 등과 함께 지난 1일부터 미국 세인트 존스 대학교에서 열린 '한미학술대회(US-Korea Conference 2018)'에 참석해 현지에서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박사급 인재들을 대상으로 직접 면접을 진행했다. 이틀간 2회에 걸쳐 면접을 진행했으며, 채용 후보자들과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는 자유로운 형식의 인터뷰도 병행했다.이에 앞서 강신호 식품사업부문대표도 지난달 28일부터 이틀간 미국 시카고에서 글로벌 채용활동에 나섰다. 강 대표는 정우경 식품연구소장과 함께 식품 R&D 분야 인재를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 식품 분야 채용 후보자들은 살균, 발효 등 식품제조 관련 기초 기술을 비롯, 품종 개발과 패키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연구 성과를 주제로 면접에 참가했다. 시카고에서의 개별 면접과 동시에 현지 대학의 협조를 얻어 추가 채용 활동도 병행했다.대표이사가 직접 글로벌 인력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초격차 R&D경쟁력이 미래성장의 원동력이라는 판단에서다. 국내 식품산업을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으로 키우고 나아가 한국 식문화의 글로벌 확산을 위해 첨단 기술 경쟁력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바이오 분야 역시 사료용 아미노산(라이신, 트립토판, 발린 등)과 식품조미소재(핵산 등) 분야에서 세계 1위 위상에 걸맞는 R&D 경쟁력을 이미 보유하고 있지만, 2,3위 업체가 추격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R&D 인재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글로벌 채용에서 연구개발 영역 확대와 신규사업 분야 인재 영입에 초점을 맞춘 것도 이 때문이다.특히,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경영이념이자 CJ제일제당의 창업이념인 ‘인재제일’을 적극적으로 계승하는 활동이기도 하다.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평소 임직원들에게 “사람이 CJ의 미래”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강조할 정도로 우수인재, 미래 인재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채용된 인재들은 올 하반기중으로 바이오 및 식품 분야 국내외 연구소와 사업장에 배치돼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업무를 맡게 된다.바이오 분야 면접에 참여한 한 후보자는 “과거 한국 기업에서 R&D 채용을 진행하면 대부분 자동차나 IT 분야인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생명공학이나 미생물학 등 분야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며 “CJ제일제당이 우리나라 기업으로서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거두고 있는 성과가 의미있고 미래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해 이번에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이사는 "이번 글로벌 채용을 통해 회사의 5년, 10년 후 미래 성장을 이끌 우수한 인재들을 직접 만나 CJ인(人)으로 맞이하는 소중한 기회를 마련했다"며 "CJ제일제당이 유수의 글로벌 기업 못지않게 최고 수준의 R&D 경쟁력을 갖추고 인재들이 뜻을 펼칠 수 있는 회사라는 점을 알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CJ제일제당은 앞으로도 해외 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우수 인재 선확보를 통해 미래성장동력을 갖추고, 이를 통해 글로벌 사업이 확대해 더 많은 우수 인재가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