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세인트존스대학 찾아가
바이오·식품 인재 직접 면접
"R&D 역량 강화에 총력"
이재현 회장 "사람이 CJ 미래"
인재 없인 '초격차' 불가능
일본 연구소 본격 가동
"2030년 바이오 매출 40조"
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는 지난 2일 미국 뉴욕 세인트존스대에서 열린 한미학술대회(UKC)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취임 후 첫 인터뷰를 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신 대표는 이날 7~8명의 박사급 인력을 만나 면접을 보고 함께 식사도 하면서 채용 여부를 결정했다. 강신호 식품사업부문 대표도 지난달 28~29일 미국 시카고에서 채용 면접을 했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채용 프로그램으로 20명 안팎의 R&D 인력을 뽑을 계획이다. 임원들이 나선 것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사람이 CJ의 미래다” “초격차를 만들라”는 강력한 주문에 따른 것이다. 신 대표는 “아무리 좋은 전략이 있어도 실행할 사람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며 “세계 1위를 하고 있는 사료용 아미노산 분야에서도 인재 영입을 통해 2, 3위가 엄두 내지 못할 최고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지난해 11월 대표이사 취임 후 카길 등 글로벌 곡물 회사를 찾았다. 그는 “카길 등에 가보면 곡물 회사인데도 바이오와 관련된 기술·인력 역량이 엄청나다”며 “사업을 횡적으로 확대하기 쉬운 구조다”고 말했다. 하지만 CJ제일제당 등 한국 기업은 단기적인 비용 효율 구조에 너무 집착해 이런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 대표는 “CJ제일제당도 비용 때문에 오로지 아미노산(라이신, 트립토판, 발린 등)만 해온 것”이라며 “이를 통해 세계 1위가 됐다는 건 의미가 있지만 이제는 역량을 축적하고 횡적으로 사업을 확대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국내외 식품·바이오 분야 박사급 인력 2200명의 명단을 확보해 채용을 검토해왔다. 매년 70~80명을 뽑아 바이오사업에선 그린바이오(바이오식품, 아미노산 등) 외에 레드바이오(바이오제약) 분야로, 식품에서는 냉장·상온 식품에서 차별화된 기술을 갖춰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기 수원 광교에 ‘블로썸파크’라는 연구단지를 조성했다. 신 대표는 “일본에도 연구소를 열었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도 연구소 설립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의 꿈은 크다. 2030년 바이오사업 매출 목표를 40조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매출이 2조원을 처음 넘었으니 20배를 더 키워야 한다. 그는 “우선 아미노산에서 초격차를 내 캐시카우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브라질, 인도네시아, 중국 등 주요 공장에서 대대적인 증설에 나섰다. 공정 개선이 핵심이다. 지금 라이신 공정에선 라이신만 만들 수 있다. 공정마다 옥수수, 사탕수수 등 원료도 정해져 있다. 하지만 2020년이면 라이신 공정이라도 여러 원료를 써 다른 아미노산을 생성할 수 있다. 신 대표는 “원료 시황에 따라 값싼 원료를 선택해 제품 시황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체제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CJ그룹은 2020년 매출 100조원을 목표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목표는 32조원이다. 지난해(17조7000억원)의 두 배 수준이다. 신 대표는 “2년 반이 남았고 기업 인수합병(M&A)도 추진 중이어서 불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CJ제일제당은 미 냉동식품회사 슈완스(schwans)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김보라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