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체제로 바꾸고 6일 재상장한 한일시멘트그룹주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주사 전환 작업이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주가 차별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분할 신설회사인 한일시멘트는 시초가 대비 2만5500원(17.65%) 떨어진 11만9000원에 마감했다. 개장 직후 18만원대까지 치솟았지만 오전 중 상승세가 급격히 꺾이면서 2시간 만에 하락 반전했다.

반면 분할 존속회사인 한일홀딩스는 장 초반 급등세를 끝까지 이어가 1만5400원(17.09%) 오른 10만5500원에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대체로 지주사인 한일홀딩스보다 사업회사인 한일시멘트의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처음엔 분할이 한일홀딩스에 그다지 이득이 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며 “각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 분석으로는 이 같은 주가흐름을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분할 이후 한일시멘트의 적정가치는 9268억원에 달하는 반면 한일홀딩스는 2799억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일시멘트는 그룹의 주력회사로 지난해 매출 1조5743억원에 영업이익 1328억원을 올렸다. 이에 반해 한일홀딩스는 계열사들로부터 받는 브랜드수수료 외엔 이렇다 할 ‘캐시카우’를 거느리고 있지 않다.

박 연구원은 “최근 지주사 전환 뒤 분할 재상장된 효성과 HDC, 하림 등의 경우도 대부분 사업회사보다 지주사의 주가흐름이 양호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남북경협주로 분류되는 한일시멘트의 경우 이날 경협주들이 하락한 영향도 겹쳤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지배구조 개편이 끝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박 연구원은 관측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는 한일시멘트가 영업가치 대비 상당한 저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서서히 제 가치를 찾아갈 것으로 본다”면서도 “한일홀딩스와 한일시멘트 간 현물출자 스와프거래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주가 상승이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분할 이후 한일홀딩스는 한일시멘트 지분을 8.77% 보유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자회사 지분을 최소 20% 이상 가져야 한다. 따라서 한일홀딩스는 조만간 한일시멘트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통해 지주사 신주를 내주는 조건으로 한일시멘트 지분을 현물출자 받을 계획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