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지난 5일부터 선보인 코스닥 벤처펀드가 유망 벤처기업의 주식과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자산의 15%를 비상장 기업 주식이나 벤처기업의 CB, BW 등으로 채우도록 돼 있다. 이 의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인 피앤이솔루션은 50억원 규모의 사모 CB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 CB는 피앤이솔루션 보통주를 주당 1만6169원에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이다. 이 CB 인수 대상자는 ‘코레이트 벤처기업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1호’(20억원 인수), ‘에이원 코스닥벤처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5억원) 등 코스닥 벤처펀드다.

스마트 글라스 제조업체인 지스마트글로벌이 12일 40억원 규모로 발행한 CB는 흥국자산운용의 코스닥 벤처펀드가 전량을 사갔다. 9일 통신장비 업체인 RFHIC 역시 180억원 규모 CB를 발행했고, ‘제이씨에셋 코스닥 벤처펀드’(35억원)와 ‘아너스 코스닥 벤처펀드’(40억원) 등이 상당 부분 인수했다.

코스닥 벤처펀드의 코넥스 상장사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광케이블 전문업체인 지오씨는 ‘수성 코스닥 벤처펀드’를 대상으로 30억원 규모 CB를 발행할 계획이다. 전환에 따라 발행되는 주식은 전체의 10.71%에 달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60억원 규모로 발행키로 한 CB도 ‘흥국 코스닥 벤처펀드’(14억원) 등이 인수자로 참여할 계획이다.

최근 투자를 시작한 코스닥 벤처펀드는 모두 사모형이다. 공모형은 등급을 받지 않은 채권은 담을 수 없어 CB BW 등 메자닌 투자에서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김동현 기자 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