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과 국제 유가 상승 등의 여파로 물가가 오름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물가연동국채(물가채)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물가채는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의 일종으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에 비례해 원리금이 늘어난다. 자산의 50~70%를 물가채로 채우는 물가채 펀드에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커지는 인플레 기대… '물가채 펀드'에 쏠린 눈
10일 채권시장에서 물가채 지표물인 ‘물가16-5호’ 가격은 9706원, 금리는 연 1.690%를 나타냈다. 2016년 6월 액면가 1만원, 만기 10년으로 발행된 물가16-5호 가격은 지난해 12월28일 9637원(금리 연 1.799%)까지 내려갔다가 약 2주 만에 0.7%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10년 만기 일반 국고채 지표물 가격이 0.5%가량 하락한 것과 정반대 움직임이다.

물가채 가격이 오르는 것은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에 대한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국고채 금리에서 물가채 금리를 뺀 값인 기대 인플레이션율(BEI: break-even inflation)은 이날 0.880%포인트로 지난해 12월28일(0.632%포인트)보다 0.25%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BEI가 오르면 물가채 가격은 그만큼 상승(금리는 하락)한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과 공공부문 일자리 증가로 민간 소비 여력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BEI를 끌어올리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최저임금이 10% 인상되면 소비자물가가 0.5%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이 지난해 1.9%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정책 목표치인 2.0%에 근접한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BEI가 지금보다 0.3%포인트 이상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물가채 가격이 상승세를 타면서 지난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물가채 펀드 수익률도 호전되고 있다.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대표 물가채 펀드인 ‘이스트스프링물가따라잡기’의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은 0.17%로 전체 채권형 펀드 평균 수익률(0.14%)을 웃돌았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