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현대차·기아차·모비스 신용전망 '부정적'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자동차그룹 주력 3개사의 글로벌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1년 이상 이어질 것이란 게 등급 하향 조정의 근거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8일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기업 및 회사채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A-는 10개 투자등급 중 일곱 번째다.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란 건 조만간 신용등급이 한 단계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S&P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 실적과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으며 앞으로 1년 동안은 수익성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불거진 노사갈등도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은 지난해 말부터 악화된 한·중 관계가 핵심요인이란 게 S&P 설명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중국에서 두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앞으로 몇개월 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S&P는 이에 따라 두 회사의 중국 합작법인으로부터 들어오는 배당금 수입이 올해와 내년에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S&P는 미국 시장에서의 영업실적 전망도 부정적으로 예상했다. 경쟁사보다 레저용(RV) 차량의 경쟁력이 떨어져 미국 실적이 작년보다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판매량은 신규 RV모델 출시 이후에나 완만하고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이란 게 S&P 설명이다.

현대모비스는 모듈사업이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 생산량 감소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 영향으로 향후 1~2년 동안 현대모비스의 수익성이 나빠질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S&P 전망이다.

다만 S&P는 중국 합작법인을 제외한 두 회사의 올해 판매량과 매출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시장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량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신흥 시장에서는 주춤했던 판매량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현대차와 기아차의 합산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과 영업현금흐름은 작년보다 나빠지겠지만, 2018년 하반기부터는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불확실성은 커졌어도 현대차와 기아차가 10조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하고 있어 재무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는 일은 없을 것이란 게 S&P 분석이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2500원(1.81%) 하락한 13만5500원에 장을 마쳤다.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는 2.74%와 4.66% 떨어졌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