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이달 들어 매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 증시에서 7개월 만에 ‘팔자’로 전환한 뒤 이번달(1~9일)엔 지난 한 달간 순매도한 것보다 더 많은 규모의 주식을 팔았다. 이에 따라 앞으로 외국인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순매수 기간이 길수록 차익실현 기간이 짧았던 과거 외국인의 투자 행태를 볼 때 지금의 순매도 흐름도 길게 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9일까지 535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5247억원어치를 팔아 작년 12월부터 7개월 연속 이어지던 순매수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최근 미국과 북한의 잇단 강경발언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짐에 따라 외국인이 시장에서 추가로 빠져나갈 것이란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선 외국인이 단기간에 차익을 실현한 뒤 다시 ‘사자’로 돌아설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는 연속 순매수 기간이 길었을 때 차익실현 기간이 짧았던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번에도 외국인 순매도 흐름이 길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1995년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개월 연속 순매수했을 때 평균 2.8개월의 차익실현 기간을 거쳤다. 올해처럼 7개월 연속 순매수했을 때 차익실현 기간은 평균 1.3개월이었다.

외국인이 ‘컴백’할 것에 대비해 외국인 선호 업종을 선점해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조 연구원은 “올 3분기와 4분기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1개월 전에 비해 높게 조정된 정보기술(IT) 금융 화학 철강 등 업종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