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 주식이다] 600여명 개인투자자 몰려 … 초등생 '주식 영재'도 참석
지난 10일 열린 한경 주식투자강연회에는 사전 등록 인원보다 100여 명 많은 600여 명의 참가자들로 성황을 이뤘다. 마련된 450여 개 객석이 꽉 차 바닥에 주저앉아 듣는 사람들도 많았다. 복도 끝에 선 채로 3시간 동안 경청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강연자의 한마디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귀를 세웠다.

강연 못지않게 질문 공세도 뜨거웠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의 강연이 끝나자마자 한 50대 여성 참가자는 “현 정부에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고 나섰는데 관련주들을 어떻게 전망하냐”는 질문을 던졌다. 박 팀장은 “여러 대기업이 지주회사 전환을 마무리하고 있고 삼성그룹은 안 한다고 발표했다”며 “테마성으로 잠시 오를 수도 있지만 하반기로 가면 모멘텀이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증권주가 많이 오르고 있는데 이 추세를 어떻게 분석해야 하냐”는 한 60대 남성 참가자의 질문도 나왔다. “연말까지는 갈 거 같다”는 게 박 팀장의 대답이었다.

박 팀장이 단상을 내려오자 20여 명의 참가자들이 그를 에워싼 채 “하반기엔 어떤 종목이 유망한가” “강세장은 내년 언제까지 지속될 거 같냐”며 미처 하지 못한 질문들을 쏟아냈다.

이색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주식 영재’로 알려진 명지초등학교 5학년 김준태 군이 일찌감치 홀로 객석 한가운데 자리를 잡아 눈길을 모았다.

일부 참가자는 “어린아이 혼자 주식 강연을 들으러 왔다”며 신기해하기도 했다. 한 지상파 프로그램인 ‘영재발굴단’에서는 김군을 취재하기 위해 카메라를 바삐 돌렸다.

그는 “우연히 주식 관련 책을 접한 뒤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펀드에 투자해 불린 돈으로 삼성전자 2주를 사며 본격적인 투자에 뛰어들었다. “어려운 내용이지만 틈틈이 주식 관련 책을 읽고 매일 한국경제신문을 보며 공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때마침 한경에 실린 주식투자 강연회 개최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왔다”는 것이다.

그는 박 팀장의 ‘라운드 넘버의 저주’ 부분을 인상 깊게 들었다고 전했다. 숫자가 ‘00’으로 끝나는 것을 ‘라운드 넘버’라고 한다. 라운드 넘버의 저주란 1000, 2000 등으로 단위 앞자리가 바뀔 때마다 이 숫자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한다는 주식시장의 속설이다. 김군은 “코스피지수가 3000으로 앞자리 숫자가 바뀔 때는 더욱 신중해야 할 것 같다”고 나름의 진단을 내렸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