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24일 오후 3시45분

자동차 블랙박스 제조업체인 모바일어플라이언스가 상장 첫날 급등하며 공모주시장에 군불을 땠다. 새내기 상장사들의 주가가 잇달아 공모가를 밑돌면서 투자심리가 꺾였지만 모바일어플라이언스 주가 강세를 계기로 심리가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공모가에 받으면 손해’라는 분위기가 가시면서 시중자금이 공모주 시장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마켓인사이트] 얼어붙은 공모주시장 봄기운 '모락모락'
◆상장 첫날 최대 102% 수익률

24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모바일어플라이언스는 첫날 거래에서 공모가(3500원)보다 70.86% 오른 5980원에 장을 마쳤다. 공모가보다 68.57% 높은 59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고 장중 한때 공모가의 두 배 이상인 7080원까지 뛰었다. 공모주 투자자가 최고가에 팔았다면 수익률은 102.28%에 이른다.

모바일어플라이언스는 올해 상장한 기업 중 거래 첫날 수익률(공모가 대비)이 가장 높았다. 유바이오로직스(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15.5% 하락) 서플러스글로벌(-10.75%) 호전실업(-3%) 등은 상장 첫날 주가가 부진했다. 이들 회사 주가는 아직도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3일 상장한 체외진단기기 제조업체 피씨엘은 공모가(8000원)보다 14.5% 오른 9160원으로 첫날 장을 마치긴 했지만 수요예측에서 참패하면서 원래 희망공모가 범위(1만500~1만3000원)보다 가격을 낮춘 효과를 봤다.

모바일어플라이언스의 주가 강세는 인기에 비해 공모가를 과도하게 올려잡지 않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 회사의 수요예측(기관 사전 청약) 경쟁률은 471.31 대 1에 이르렀다. 이 중 99.79%(수요예측 참여 수량 기준)가 희망공모가 범위(3000~3500원) 최상단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 19.13%는 주식을 더 배정받기 위해 자진해서 보호예수를 걸겠다고 나서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 그럼에도 공모가를 희망가 수준에 맞추면서 유통시장에서 ‘기업가치 대비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후속 타자에도 훈풍 미칠까

모바일어플라이언스의 뒤를 이어 오는 27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장비제조기업인 에프엔에스테크도 기대주로 꼽힌다. 희망가 범위(1만1000~1만3000원)보다 높은 1만4000원으로 결정된 공모가가 다소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최근 시장의 관심을 받는 업종이라 흥행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올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의 주요 공모기업으로 꼽히는 국내 2위 임플란트 제조기업 덴티움도 다음달 중순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모바일어플라이언스의 욕심 내지 않은 공모가 전략이 통하면서 공모가를 낮춘 기업이 재평가받을 가능성도 생겼다. 28일 상장하는 신신제약은 희망가 범위(5900~6700원)보다 낮은 4500원으로 공모가를 정했다. 에스디생명공학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시장 우려를 반영해 희망가 범위(1만5000~1만8000원)에 미치지 못하는 1만2000원으로 다음달 2일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가를 희망가 최하단보다 23.8% 내린 피씨엘이 무난히 증시에 입성한 사례가 나왔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비슷한 상황의 공모기업에 눈을 돌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