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매수 상위 20종목 중 19개나 손실…순매도만 8조7천억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대탈출' 행렬이 8년째 이어지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2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8조7천61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주요 투자주체 중 가장 강한 매도세다.

올해 외국인은 11조2천73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기관은 4조9천12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같은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은 8년째다.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진 2009년 이후부터 올해까지 '팔자' 행렬을 지속하며 모두 42조3천55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들의 펀드 환매 자금까지 더하면 이 같은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는 더 뚜렷하다.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8조3천9억원이 순유출됐다.

최근 5년간 빠져나간 금액은 20조1천118억원에 달한다.

코스피가 수년째 지지부진한 2,000선 언저리의 좁은 박스권에서 맴돌자 개인 투자자들도 점점 주식 투자에 매력을 못느낀다는 해석이 많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지수가 크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상황에서 개인들이 기관과 비교하면 정보 접근성, 해석력, 위험 관리 능력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 올해 개인들의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19개 종목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인 한국전력은 올해 들어 9.90% 하락했다.

이어 LG화학(-20.55%), 한미약품(-53.16%), 기아차(-25.95%), 호텔신라(-38.81%), 삼성물산(-10.36%), 현대상선(-77.85%) 등도 두 자릿수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기관은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4개 종목만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개인과 큰 편차를 보였다.

외국인도 상위 순매수 20개 종목 중 10개 종목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개인보다 월등한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증시에서의 개인 비중이 점차 낮아지는 것을 부정적으로만 해석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황 실장은 "개인들이 직접 투자에 참여하는 방식에서 간접 투자로 이동하는 것은 주식시장 성숙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sj9974@yna.co.kr